발롱도르의 저주일까.
지난달 13일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14년 시상식에서 최고 선수상인 FIFA-발롱도르(Ballon d'Or) 결과가 발표된 이후 수상자로 선정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와 상을 놓친 리오넬 메시(28·바르셀로나)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호날두는 FIFA-발롱도르 투표에서 37.66%의 지지를 얻어 15.76%를 차지한 '라이벌' 메시(바르셀로나)를 제치고 2년 연속 최고 선수의 자리에 올랐다.
무엇보다 지난해 보여준 호날두의 활약이 메시를 제압한 결과다. 호날두는 지난해 소속팀과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61골을 꽂았다.
메시 역시 호날두와 치열한 기록 경쟁을 펼쳤지만 2013년에 이어 2014년 FIFA-발롱도르 시상식에서도 호날두에게 밀려 '축구왕'의 자리를 내주는 듯했다.
하지만 2015년 새해가 밝으면서 둘의 기록 행보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잠시 숨을 죽이던 메시가 쉴새 없이 골을 생산하는 동안 호날두는 '경기장 폭행'으로 퇴장 사태를 맛보더니 최근 '마드리드 더비' 대패 직후 펼친 생일파티까지 구설에 오르며 하락세에 빠졌다.
메시는 12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4-2015 스페인 국왕컵 준결승 1차전 비야레알을 상대로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소속팀인 바르셀로나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9일 치러진 빌바오와의 정규리그 22라운드에서도 1골-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5-2 완승에 앞장선 메시로서는 결정력이 최고 절정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메시가 올해에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10경기에서 11골-8도움이다. 일반 선수들의 한 시즌 공격포인트에 맞먹는 수치를 한꺼번에 쏟아내며 바르셀로나의 간판 공격수로서 이름값을 100% 해냈다.
반면 호날두는 최근 침체기다. 올해 출전한 7경기에서 4골-1도움에 그치고 있다. 물론 평범한 선수와 비교하면 이 기록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성적표지만 '호날두'이기에 부진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호날두는 2014년 FIFA 발롱도르 수상 이후 악재가 겹치고 있다.
호날두는 지난달 21일 코르도바와의 정규리그 20라운드 원정에서 상대 선수를 때려 퇴장당하면서 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호날두는 지난 8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마드리드 더비'로 치러진 정규리그 22라운드에서 복귀했지만 무득점에 빠졌고, 팀도 0-4로 완패했다.
하지만 지난 5일 30세 생일을 맞은 호날두는 이보다 사흘 늦은 '마드리드 더비'에서 완패한 날 공교롭게도 생일잔치를 벌였고, 잔치 무대에서 웃고 즐기는 사진이 팬들에게 공개되면서 호된 비난에 휩싸이고 말았다.
호날두 측은 손님들을 미리 초청한 상황에서 생일잔치를 미룰 수 없다고 항변했지만 성난 '팬심'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했다.
메시가 맹추격하면서 호날두와의 득점 차이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호날두가 2014-2015 시즌 모든 경기에서 기록한 골이 36골(32경기)인 가운데 메시는 34골(32경기)을 작성했다.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 득점 랭킹에서도 호날두가 28골로 아직 선두지만 한때 10골 차 이상 벌어졌던 간격도 메시가 23골로 추격하면서 5골 차로 좁혀졌다. 이 때문에 현재 메시의 상승세라면 조만간 호날두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엎치락 뒤치락' 이어진 메시와 호날두의 기록 싸움에서 이번 시즌 누가 승자가 될지 팬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