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계란’ 파문…“우리 아이 간식에도?”

입력 2015.02.16 (17:35)

수정 2015.02.16 (20:34)

-방금 보셨습니다마는 폐수처리장으로 가야 할 계란 찌꺼기가 과자나 빵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다른 데도 아니고 양계농협에서 그랬습니다.

계란 찌꺼기를 써서 얼마나 벌겠다고 이러는 건지 답답합니다.

-KBS의 단독보도가 나간 뒤 일부 제과업체들은 해당 원료가 들어간 제품에 대해 자진회수를 결정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양성모 기자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하여튼 시사진단에 기자가 출연하는 건 처음이에요.

그 정도로 계란 폐기물.

폐기물 계란이 파장이 커서 모셨는데.

어떻게 해서 제보를 받게 됐어요?

-이게 보도가 나간 이후에 공장이 이미 폐쇄가 됐고 생각보다 굉장히 큰 파장이 일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제보자들이 예측하지 못한 부분도 조금 있습니다.

만약에 제가 제보 과정을 이야기하면.

-피해를 또 볼 수 있겠군요.

-제보자들이 조금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긴 좀 어려운 것 같고요.

단 취재가 진행되는 동안에 저희가 거의 매일 제보자를 만나고 통화를 하면서 의심스러운 부분이나 아니면 사실확인이 제대로 안 된 부분들을 제거해 나가면서 취재를 해 와서 보도를 하게 되었다라는 정도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궁금하지만 더 안 여쭤보겠습니다.

-그런데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

그리고 방법이 좀 교묘하다고 생각이 들었던 게 정상제품을 사용하는 것처럼 하면서 폐기물을 호스로 해서 섞었죠.

그 충격적인 화면 저희가 준비했는데요.

보시겠습니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국양계농협 계란 가공공장입니다.

공장 직원이 껍데기와 섞인 계란을 쏟아버립니다.

-기계 작업하다가 떨어진 것도 있고.

작업자들이 실수로 떨어뜨릴 수도 있고.

오만가지가 다 들어간 거예요.

폐기물이라고 써놨잖아요.

-이 폐기물은 공장 밖으로 옮겨지고 계란 껍데기에 남아 있던 액체를 제거한 뒤 잘게 부수는 난각처리기로 들어갑니다.

-이게 고속회전을 하면서 갈아줘요.

계란을 분쇄해 준다고요.

그러면서 원심력에 의해서 국물이 여기로 빠지는 거예요, 이 밑으로.

-계란 찌꺼기가 모인 액체가 하얀 거품을 내며 통에 담깁니다.

그런데 이 거품 속에 붉은색 호스가 연결된 펌프가 있습니다.

이 호스를 따라가보니 공장 내부로 연결되고 계란 찌꺼기는 고스란히 정상계란과 섞입니다.

-계란을 파쇄하면서 나오는 그 계란 국물을 통에 모아놨다가 수중펌프로 빨아서 지금 정상제품 나오는 데에다가 섞는 거예요.

-폐기물로 버려야 하는 계란을 다시 사용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폐기물을 음식재료로 썼다는 얘기인데 폐기물이 된 계란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추정해 볼 수 있어요?

-일단 제보자의 주장으로는 하루에 최대 1.5톤 정도가 폐수로 흘러나온다는 것이고 공장측의 주장은 기껏해야 500kg 정도이다라는 주장인데.

중간 정도인 1톤으로 예상을 해 본다면 1년이면 대략 300톤 정도의 폐수가 흘러나오고 그것을 모아다 쓸 수가 있었다는 거죠.

그런데.

-계란으로 300톤, 그러니까.

-그렇죠.

-깨진 계란으로?-액체가요.

-액체로 300톤.

-폐수로 나온 것이 1년 동안 300톤 정도가 될 수 있다.

-개수로 몇 개인지 계산해 봐야겠는데요.

-이것은 굉장히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계산이고요.

이 공장에서 1년 동안 생산하는 양이 5800톤 정도입니다.

계산을 하면 대략 5% 정도가 폐기물로 이루어지지 않았는가라고 예측을 할 수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규모가 큰 공장이기 때문에 원료비의 5%를 아낄 수 있다라는 건 사실 적은 부분은 아닙니다.

-그렇군요.

보기에도 참 거북스러웠습니다.

사실 보기에도 그냥 눈에 띄게 더러워 보였는데요.

그런데 가장 걱정되는 게 건강에 문제가 없을까, 위생상으로 문제가 없을까 하는 부분인데 어떻습니까?

-알가공품이라고 그러거든요, 계란을 가공해서 원료로 만드는 걸.

그런데 이 알가공품을 가공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껍데기를 관리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아무리 깨끗하게 이걸 관리한다 하더라도 닭이 바로 낳은 알은 지저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들을 잘 세척하고 껍데기에 있는 세균들을 잘 제거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보니까 세척기가 잘 안 돌아가는 것 같던데요.

-세척기도 돌아가지 않았고 그리고 이것을 난각처리기, 폐기물처리기에 집어넣었을 경우에 결국에는 흰자, 노른자가 껍데기와 섞여버리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죠.

아무리 나중에 이것을 세척하고 또 관리를 한다 하더라도 이때 감염이 될 위험은 분명히 있다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폐기물 계란이 다가 아닌 데 있습니다.

그럼 또 뭐가 문제인지 화면으로 먼저 한번 보시죠.

-공장 다른 한쪽에서는 직원이 깨진 계란을 쏟아붓습니다.

법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파란.

즉 깨진 계란입니다.

이물질이 잔뜩 묻은 계란도 마구잡이로 투입됩니다.

그런데 세척기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습니다.

세척액이 쏟아지는 정상가동과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이렇게 형식적으로만 세척기를 통과하기 때문에 오염물질은 그대로입니다.

-곰팡이도 있고 계분도 있고 이렇게 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사실은 잘 세척을 해야 되는 게 첫번째고요.

-파란이라는 건 깨진 계란은 법적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이런 게 도대체 어떤 제품들에 사용이 되나요?-박지현 앵커는 혹시 계란 좋아하시나요?-좋아합니다.

-저도 굉장히 좋아하고 자주 먹는데요.

이 계란의 유통경로를 보면 농장에서 알을 낳잖아요.

이것들이 유통센터로 가서 곧바로 우리 시장이나 마트로 연결돼서 우리가 집에서 먹을 수 있도록 삶아서 먹거나 프라이로 먹거나 그런 식으로 유통되는 게 있는가 하면 가공공장으로 넘어가서 거기서 껍데기를 제거해서 액체부분만 모아다가 납품을 하는 게 있습니다.

이러한 가공품이 공급되는 곳이 대부분 제과업체, 제빵업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들이 먹는 과자나 빵에 사실 이 계란이 대부분 다 들어간다고 보시면 되고요.

분말제품까지 생각한다면 거의 우리가 먹는 음식 중에서 계란이 안 들어간 것이 없다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라면스프 이런 데도 들어가죠?-그렇습니다.

굉장히 광범위하게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우리가 사실 먹었을 수도 있는 건데 말이에요.

이미 한 5%가 그렇게 유통이 됐다니까.

이걸 식재료로 쓴 업체 이름 좀 밝혀주시면 안 돼요.

어디들이에요, 도대체?-제가 밝히기 전에 오늘 아침에 그 업체들이 스스로 밝혔습니다.

지금 해태제과와 롯데제과가 이 계란 가공공장에서 납품을 받은 그 원료를 가지고 과자를 만들었다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를 했거든요.

-그런데 말씀하신 걸 보니까, 그때 발표한 걸 보니까 고온에서 했기 때문에 전혀 위생상으로 문제없지만 소비자들의 안심을 위해서 그렇게 했다라는데 정말 문제가 없는 거 맞나요?

-물론 가공 마지막 단계에서.

그러니까 계란 가공공장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살균처리를 합니다.

그리고 각 제빵, 제과업체에서도 별도로 완제품에 대해서 품질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그런 제과업체들의 주장에 대해서 반박을 하긴 어렵지만 그러나 이 보도는 가공공장 내에서 일어난 비상식적이고 비도덕적인 걸 고발한 것이고요.

식품위생은 만에 하나라도 있을 수 있는 그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라고 하는 거죠.

-하여튼 쓰레기를 가지고 했지만 고온으로 해서 깨끗한 쓰레기가 됐다 이런 얘기 같기도 한데.

그런데 말이에요.

이런 걸 관리 감독하는 당국이 있잖아요.

그러면 그런 데서는 원료를 어떤 걸 쓰나까지는 잘 모르나 보죠?-제과업체라든가 식품업체 같은 곳.

-저희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자사 기준을 통해서 문제가 있다.

미생물이 발견됐다 반품한 경우를 찾았습니다.

실제로 그래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업체들이 전혀 완벽하게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라는 건데요.

그런데 사실상 내부 제보가 없었다면 지금도 문제 있는 건 반품하고 다른 거 그냥 받고.

그걸 가지고 계속 원료로 사용해 가지고 제품을 생산했을 거라는 것이죠.

그 정도의 모니터링은 아직 안 되고 있다라는 것이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났다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이런 공장들도 해썹이라고 그러나요.

품질이 안전하다 이런 얘기잖아요.

그걸 보증해 주는 게 해썹이라고 돼 있던데.

그러면 이건 뭐 잘 모르고 그냥 막, 옛날로 치면 KS마크.

지금은 해썹 마크 막 찍어주고 그러는 거예요?

-점검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아주 적절한 지적인데요.

해썹은 자발적인 인증입니다.

우리 공장이 해썹 인증을 준비해 놨으니 오셔서 좀 봐달라 해서 인증을 받는 건데.

초반 인증은 굉장히 엄격하게 진행된다라고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계속 어떠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가를 관리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좀 다른데요.

지금 이 공장 같은 경우에는 경기도에서 1년에 한 차례씩 가서 점검을 했다고 하는데.

-미리 알게 되지 않나요, 일정 같은 것도?

-식약처의 설명은 그 공장에도 해썹을 관리하는, 담당하는 사람이 있지 않겠어요.

이 사람하고 연락을 해야지 가서 볼 수가 있다라는 거예요.

-몰래 못 간다라는 얘기네요.

-그렇죠.

-그럼 미리 알려줄 수밖에 없다.

-알려줄 수밖에 없고 그래서 가서 확인한다는 건데.

-알겠습니다.

-이 제보자도 얘기를 했지만 해썹 나온다고 그러면 이미 3일 전부터 라인 다 치워놓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청소하고 이런 식으로 준비했다라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하여튼 오늘도 9시뉴스에 리포트하는 걸로 아는데 하여튼 나중에라도 한번 좀 해 보세요.

혹시 지금만 이렇게 고친다고 그러고 안 하는지.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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