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시작되는 닷새간의 설 연휴에는 스포츠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빅 매치들이 기다리고 있다.
독일프로축구에서 레버쿠젠에서 맹활약하는 손흥민은 이번 주말 아우스부르크에서 뛰는 지동원, 홍정호와 태극 전사끼리 맞대결을 벌인다.
특히 올 시즌 독일리그에서 14호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대선배이자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이 세운 한국 선수 한 시즌 최다득점인 19골에 바짝 다가섰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 행진을 이어가는 한국여자골프군단은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국내에서는 프로농구와 프로배구가 설 연휴에도 치열한 선두 경쟁을 이어가고, 명절의 단골 손님인 씨름도 경북 경산에서 설날 장사를 가린다.
◇ 축구 =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14골)을 기록한 '손날두' 손흥민(레버쿠젠)이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손흥민은 21일 오후 11시30분 아우크스부르크와 분데스리가 22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21라운드에서 해트트릭으로 이번 시즌 14호골(정규리그 8호골)을 작성하며 최고의 결정력을 과시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22라운드 상대는 태극전사 지동원과 홍정호가 뛰고 있는 아우크스부르크다.
지난해 12월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한 지동원은 최근 4경기 연속 출전에 최근 3경기 풀타임을 뛰면서 팀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를 잡고 있다. 아직 득점을 못해 '골 갈증'이 심한 가운데 득점에 물이 오른 손흥민과 적으로 만나 마수거리 공격포인트 사냥에 나선다.
손흥민 역시 레버쿠젠의 대선배이자 한국 축구의 전설인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이 남긴 한국인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19골)을 향해 전진하고 있어 양보 못할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또 하나 주목할 경기는 22일 0시에 치러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정규리그 26라운드 홈경기다.
스완지시티에서 뛰는 '슈틸리케호 캡틴' 기성용은 아시안컵을 마친 뒤 복귀하자마자 치른 24라운드에서 헤딩 결승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번에 만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기성용이 지난해 8월 개막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상대다. 당시 골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통틀어 1호골이었다. 스완지시티의 '핵심 조율사'를 맡고 있는 기성용의 창의적인 패스와 결정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할지 기대된다.
◇ 골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개 대회를 석권한 한국여자골프군단은 19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 출격한다.
시즌 첫 대회인 코츠 챔피언십에서는 최나연(28·SK텔레콤), 두 번째 대회인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서는 김세영(22·미래에셋)이 우승함으로써 한국여자골프는 세 번째 대회까지 싹쓸이를 노린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2위인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바하마 대회 우승자 김세영이 출전하지 않지만 한국여자골프군단의 우승 후보군은 두텁기만 하다.
'슬로 스타터'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최나연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앞서 열린 두개 대회에서 부진했던 백규정(20·CJ오쇼핑)이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 프로농구= 비슷한 순위의 팀끼리 맞대결이 이어지면서 플레이오프를 앞둔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팀별로 6∼8경기를 남긴 가운데 정규리그 1위 경쟁과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2위 싸움, 또 6강 플레이오프 대진이 정해지는 3∼6위 '눈치 게임'이 계속된다.
정규리그 1위는 울산 모비스가 2위 원주 동부에 2경기 차로 앞서 유리하다.
설 연휴 기간에 모비스는 창원 LG(19일), 고양 오리온스(21일)를 상대하고 동부는 인삼공사(19일), 전자랜드(21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이어 두 팀은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23일에 울산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동부가 1위 자리까지 넘보려면 설 연휴 기간에 1경기 차를 줄여놓고 맞대결에서 이기는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최근 4연패 늪에 빠진 3위 서울 SK도 모비스에 2.5경기 차로 뒤져 있어 아직 희망을 버릴 때는 아니다.
18일에 최하위 삼성, 20일에는 최근 5연패 중인 케이티를 상대하는 등 대진운이 따르는 편이라 선두 추격에 재시동을 걸어볼 만하다.
◇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선두싸움을 벌이는 팀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올 시즌 배구 코트에 돌풍을 일으킨 2위 OK저축은행은 18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LIG손해보험과 맞붙는다.
삼성화재의 독주에 제동을 걸 후보로 꼽히는 OK저축은행이지만 최근 선두 삼성화재에 이어 3위 한국전력에도 0-3으로 완패하며 2연패를 당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LIG손보와 경기를 통해 다시 선두 추격의 동력을 얻어야 한다.
20일에는 '영원한 맞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격돌한다.
현대캐피탈은 현재 5위까지 밀려나 포스트시즌 진출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인데다 자존심이 걸린 삼성화재와 대결만큼은 더더욱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다. 올 시즌 두 팀의 대결에서는 삼성화재가 3승1패로 우세이지만 최근인 지난달 14일 4라운드에서는 현대캐피탈이 3-1로 이기며 설욕했다.
◇ 씨름= 17일부터 21일까지 닷새 동안 경북 경산체육관에서 열리는 설날장사대회에는 총 2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각 체급 장사에 도전한다.
18일 결승전이 열리는 태백급(80㎏ 이하)에서는 전통강호 이진형(울산동구청)과 지난 시즌 태백급 강자로 떠오른 이재안(양평군청)이 우승후보로 꼽히고, 김성하(구미시청)가 복병으로 거론된다.
금강급(90㎏ 이하)에서는 지난해 단오대회와 추석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임태혁(현대코끼리씨름단)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하지만 설날대회에 유독 강한 최정만(현대코끼리씨름단)의 대회 3연패 의지도 강하다.
한라급(110㎏ 이하)은 혼전이 예상된다. 김기태와 박병훈(이상 현대코끼리씨름단), 이주용(수원시청), 손충희(울산동구청) 등 형님의 아성에 대학연맹전을 통해 설날대회 출전권을 얻은 이효진(경기대)과 오창록(한림대)이 도전하는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대회 마지막 날 열리는 백두급(150㎏ 이하)에서는 지난해 2개씩 타이틀을 나눠 가진 김진(증평군청)과 장성복(양평군청)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2014 천하장사 정경민(구미시청)과 1년 만에 모래판으로 복귀한 이슬기(현대코끼리씨름단)도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