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탁구선수들, 우승 ‘의기투합’

입력 2011.11.21 (09:51)

유승민-김혁봉, 김경아-김혜성 '의기투합'

"오랜만에 남과 북이 같이 호흡을 맞추는데 이왕이면 우승해야죠."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20년 만에 '작은 단일팀'으로 다시 뭉친 남북한 탁구 선수들이 재회의 기쁨을 우승으로 장식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국제 탁구 친선대회인 '피스 앤드 스포츠컵'에 출전하는 남측 유승민(삼성생명)·김경아(대한항공)와 북측의 김혁봉·김혜성은 20일 저녁(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대진 추첨과 기자회견에 참석해 첫 인사를 나눴다.

국가대표로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이미 여러 차례 마주친 터라 서로 잘 아는 사이인 이들은 복식조로는 처음 짝을 이루지만 '우승도 자신 있다'며 의기투합했다.

대진 추첨에서 남자부에 출전하는 유승민-김혁봉과 여자부의 김경아-김혜성은 모두 1번 시드로 준결승에 직행하게 된 덕에 자신감이 한층 더했다.

북한의 김혜성과 짝을 이룬 김경아는 "국가대표로 8년을 뛰는 동안 남북이 이렇게 만나는 경기는 처음이어서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남북이 처음 만났던 지바 세계선수권 때도 여자팀이 우승했는데 작은 친선대회긴 하지만 우리도 우승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아는 "우리 팀은 같은 언어를 쓰니 다른 조보다 훨씬 유리하다"며 "김혜성과는 이전에도 잘 알고 지냈는데 이번에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 더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북한의 떠오르는 신예인 김혜성은 "북과 남이 같은 조로 모여서 경기하게 돼 마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우리 민족이 통일된 뒤 다시 한 조를 이뤄서 경기하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김경아 선수와는 이전에 맞상대해본 적은 없지만 국제대회에서 자주 마주쳐 잘 알고 있다"며 "있는 그대로 내 실력을 다 발휘해서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 꼭 우승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자 복식에서 김혁봉과 호흡을 맞추게 될 유승민도 "그동안 북한 선수를 상대팀으로만 만나 서로 이기려 하는 경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힘을 합치게 돼 기쁘다"라며 "굉장히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친선대회긴 하지만 좋은 성적을 얻고 싶다"며 "김혁봉은 셰이크핸드 올라운드형으로 포어핸드와 백핸드가 자유자재로 나올 수 있고 펜홀더인 나는 스피드가 좋은데 서로 장점을 잘 조화시키면 우승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혁봉은 "이번 대회가 세계 평화와 체육인들의 친선을 강화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경기를 통해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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