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는 美·日서 18년간 980억원 벌어
이대호(29)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와 2년간 총액 7억6천만엔(약 110억5천만원)에 입단하는 계약을 맺었다.
보장금액만 100억원이 넘는 홈런을 터뜨렸으나 이는 '대박' 연봉의 출발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대호가 일본 오릭스에서 2년간 성공하고 재계약을 하면 천문학적인 금액을 손에 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미국과 일본에 진출한 우리나라 해외파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몸값을 기록한 선수는 박찬호다.
박찬호의 첫 연봉은 1994년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받은 10만9천 달러였다.
이후 매년 조금씩 올라 1998년 230만 달러를 받아 처음으로 '백만장자 선수'가 됐다. 본격적인 몸값 상승의 출발점이었다.
박찬호는 2001년에는 메이저리그 풀타임 6년차 중 최고 연봉인 990만 달러까지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다저스에서 선발투수로 입지를 굳힌 박찬호는 2002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면서 이른바 '대박'을 터뜨린다.
텍사스 레인저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면서 5년간 총액 6천5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지난해 뉴욕 양키스와 12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고 올 시즌 처음 도전한 일본 무대에서는 총액 220만 달러를 챙겼다.
박찬호가 미국과 일본에서 18년간 선수로 뛰며 받은 순수 연봉 수입은 8천667만 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98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김병현은 2003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325만 달러를 받은 게 시작이었다.
김병현은 애리조나에서 마무리 투수로 인정받으면서 2004년 보스턴과 2년 계약을 통해 1천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일본에 진출한 선수 중에서는 이승엽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이승엽은 2004년 2년간 5억엔을 받는 조건에 지바 롯데 마린스 유니폼을 입고 일본에 진출했다. 똑같이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절대금액 면에서는 이대호보다 적은 대우를 받은 셈이다.
진출 첫해에 일본의 '현미경 야구'에 고전했던 이승엽은 절치부심한 이듬해에는 일본시리즈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지바 롯데에 31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컵을 안겼다.
이승엽은 이 성공을 발판삼아 2006년 일본 야구의 심장인 센트럴리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진출했다.
계약금 5천만엔, 연봉 1억6천만엔 등 총 2억1천만엔이라는 비교적 '싼값'에 요미우리로 넘어간 이승엽은 타율 0.323에 홈런 41방, 108타점이라는 일본에서의 최고 성적을 올리며 요미우리 간판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요미우리에서는 2006년 시즌이 끝난 뒤 이승엽에게 4년간 30억엔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안겼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3년 만에 '재팬 드림'을 이룬 것이다.
임창용 역시 마찬가지다.
임창용은 2007년 12월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3년간 연봉 1천500만엔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안정적인 국내 생활을 포기하고 신인 최저연봉 수준의 헐값 계약을 맺은 셈이다.
그러나 임창용은 2008시즌 1승5패에 33세이브(평균자책점 3.00)를 올리더니 2009년 28세이브를 작성했고 지난해에는 35세이브로 리그 2위에 오르는 등 특급 활약을 이어가 마침내 대박 계약을 일궈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야쿠르트와 3년간 무려 15억엔을 받는 조건으로 재계약한 것이다. 일본에서 세 시즌을 뛴 뒤 초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이런 사례로 볼 때 이대호의 대박 행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 무대 적응에 성공해서 자신이 공언한 대로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타자로 거듭난다면 이대호의 몸값은 지금과는 비교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