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복지예산, 사각 줄이고 효율 높여야”

입력 2012.01.03 (22:02)

수정 2012.01.03 (22:14)

<앵커 멘트>

예쁘죠? 올해 태어난 신생아입니다.

올해부터는 이런 갓난아이부터 만2세까지 영아는 어린이집 보육료가 전액 지원됩니다.

또, 아기에게 맞히는 필수예방접종비도 만 5천원에서 5천원으로 대폭 내립니다.

확대된 복지 정책들 덕분인데요.

먼저 조정인 기자가 올해 확대되는 복지혜택은 뭐가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우현이네 가족은 올해부터 크고 작은 혜택을 받게 됩니다.

며칠 전 돌을 지낸 우현이는 보육비를 지원받습니다.

만 2세까지 어린이집이나 보육시설 비용을 받게 되는데 매월 38만여 원에 이릅니다.

85세인 우현이의 증조할머니는 올해부터 틀니 비용의 50%만 부담하면 됩니다.

우현이의 엄마도 만약 둘째를 갖게 된다면 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서연(우현이 엄마) : "다른분한테 맡기거나 이렇게만 생각했었는데, 이제 어린이집에 더 보내고 싶어질 것 같아요."

<녹취> "우현아~!"

옆집에 사는 서현이네 가족 역시 올해부터 혜택이 늘었습니다.

만 5세가 된 서현이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보육료 20만 원을 지원받게 됩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서현이 오빠는 일단 중학교까지는 점심값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무상 급식을 위해 천2백억 원. 보육료 지원은 3천7백억 원 더 늘렸고, 대상자도 점점 전체로 확대하는 등 이 분야에서만큼은 말 그대로 '무상'에 가까와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양대 선거 앞두고 정치권에서 표를 의식한 복지 확대에 치중할 것으로 보여 복지 논쟁은 더 달아오를 전망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복지 혜택이 확대되는 것은 좋지만, 무턱대고 늘리면 그에 따른 재정 부담 문제가 생길 수 있죠.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김민철 기자가 복지 재정 상황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멘트>

세밑에 국회를 통과해 확정된 올해 예산에서 정부 총지출액은 3백25조원을 넘습니다.

이 가운데 복지 예산은 92조 6천억원.

역대 최고액수인데요.

정부 지출에서 복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1/3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교육이나 국방 예산을 다 합친 것보다도 많은 규모입니다.

지난 몇년간만 보더라도요.

재정 규모는 해마다 평균 6% 정도씩 늘어난데 비해, 복지 분야의 지출 규모는 연평균 10% 가까이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복지 예산은 그 특성상 한 번 늘리면 줄이기가 어려운 만큼 지출에 신중할 필요가 있죠.

이렇게 복지에 쓰는 돈은 많아지는데, 복지 사각지대도 여전합니다.

어떤 곳이 있는지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남편과 사별 뒤 잇딴 사기 피해로 전 재산을 잃고 신용불량자가 된 박선자씨.

요양보호사 일을 하며 세 자녀와 함께 남의 집을 전전했지만, 근로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박선자(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 "사람이 몇 백만원이라도 있어야 그걸로 살아 가는데 돈이 진짜 10원 한 장이 없었어요."

지금의 단칸방은 박 씨처럼 근로능력 등의 요건에 묶여 지원을 못받는 이를 찾아 돕는, '무한돌봄 사업단'이 월세 보증금을 지원해 줘 얻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용연(경기도청 보건복지국장) : "당사자는 근로능력이 있는 경우인데 이런 경우는 법적보장을 받지 못해서,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한돌봄 사업'으로 해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연락 조차 안 되는 자식의 소득이 기준보다 많다는 이유로 수급자가 안 되는 빈곤한 독거 노인도 아직 백 만명에 이릅니다.

<인터뷰> "(아드님이 생활비를 좀 보태주시나요?) 10원 짜리 하나 못 줘요. 아들은!(연락이 자주 오세요?) 안 와요."

이밖에, 국민연금 등 이렇다할 노후대비 없이 은퇴를 시작한 7백60만명의 베이비부머 등도 복지의 온기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런 사각지대를 줄이고, 재정에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복지 지출이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한승복 기자가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사망자 명의로 두 달 넘게 장기요양 보험금을 타내는가 하면, 13억원 짜리 땅이 있는 재산가가 기초생활 급여를 받다가 적발되기도 합니다.

<녹취> 기초생활급여 부정수급자 : "2,30만원 하는 돈 얼마나 된다고, 돌려달라면 돌려주죠 까짓거..."

사회복지 공무원이 적다 보니 1인당 2-3백세대를 담당하는 등 관리가 어려워 빚어지는 일입니다.

16개 정부 부처가 280여 가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중복 수혜 등으로 재원이 낭비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정부는 복지 공무원을 확충하고 사회복지 통합 전산망을 강화해 이런 비효율을 개선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권덕철(보건복지부 복지정책관) :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통합관리함으로써 중복 수혜를 방지하고 사각지대 해소에 도움이 될 걸로 기대됩니다."

이와함께 보육이나 노후소득 보장 등의 영역에서는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인터뷰> 백종만 (교수/한국사회복지학회장) : "양극화 사회에서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국가의 성장잠재력과도 연결이 되는 그런 문제이기 때문에..."

이제는 보편이냐 선별이냐 하는 소모적 논쟁을 넘어 건전한 재정과 적절한 경제성장을 담보하면서도 사회구성원들의 복지 체감도를 높이는 일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승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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