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회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의 10구단 창단 유보 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올스타전을 보이콧하기로 결의했다.
선수협회는 25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에 대한 긍정적인 논의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7월21일 예정된 올스타전 참가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임시 이사회에는 9개 구단 이사와 선수 대표 40여 명이 참석했다.
선수협회 박충식 사무총장은 "10구단 문제는 단순히 한 팀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프로야구의 존립이 걸린 문제"라면서 "올스타전보다는 하루빨리 10구단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프로야구의 축제를 거부하게 돼 야구팬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협회는 또 보도자료를 통해 9구단의 파행적 운영을 최소화하고 야구팬들에게 좀 더 양질의 야구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에 잠시 올스타전을 보류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선수협회는 지난 19일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이 유보되자 "올스타전과 WBC 참가 거부를 비롯해 선수노조를 설립하는 등 구단 이기주의에 맞설 준비를 하겠다"고 반발했다.
프로야구 규약에 따르면 올스타로 선정된 선수가 경기에 출장하지 않으면 후반기 첫 경기부터 10경기까지 출전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선수협회는 "올스타전 참가를 거부한 선수가 10경기 출장금지 징계를 받는다면 리그를 중단하는 등 단체행동도 고려하겠다"고 강경 입장을 보였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여부에 대해선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않았다.
프로야구 출범 31년 만에 올스타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KBO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10구단 창단 유보로 인해 선수들이 권리 침해나 불이익을 당한 것은 아닌데 너무 강경한 입장인 것 같다"면서 "선수협회, 구단과 접촉하면서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