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트레이너 ‘선수 정신적 부상’도 책임

입력 2012.08.17 (19:12)

프로야구 구단 내에서 감독만큼 선수들을 ‘주무르는’ 사람이 바로 트레이너다.



트레이너는 항상 선수 곁을 지키며 몸상태를 확인하고 치료와 재활을 책임진다.



선수에겐 몸이 전 재산과 다름없으니 트레이너는 그들의 재산을 지켜주는 ‘경비’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 그들이 이제 선수의 정신 건강까지 책임진다.



SK 와이번스의 이만수 감독은 17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요즘 우리 트레이너는 정신 상담 교육도 받고 있다"며 "교육을 받는 동안 트레이너는 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도 못 쉴 것"라고 밝혔다.



SK 트레이너들은 약 1년간의 상담 교육 과정을 마친 뒤 내년부터 선수들의 몸과 더불어 정신 건강까지 책임질 예정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정신 상담이 필요한 이유로 자신의 과거를 꼽았다.



이 감독은 3할대 타율을 꾸준히 유지하다 갑작스런 슬럼프에 빠졌던 80년대 후반을 돌아봤다.



그는 "당시엔 사람 만나기도 싫었다"며 "식욕도 없어 물에 밥을 말아 억지로 밀어넣었을 정도였다"라고 기억했다.



타율이 2할대로 뚝 떨어지니 언론의 혹평과 함께 팬들의 야유까지 함께 받아 심적 압박이 상당했다는 설명이다.



이 감독은 "도저히 안 되겠길래 정신과 의사를 찾았다"며 "내 얘기를 다 털어놓고 의사의 적절한 조언을 들으니 상당한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휴일이 없어 트레이너들이 많이 바쁘겠지만 이게 다 본인들의 자산"이라며 "선수들의 정신적 부상까지도 치료하기 위한 일"이라고 그 필요성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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