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투수 부시(33)가 오랜만에 승수를 쌓았다.
부시는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8⅓이닝 동안 4탈삼진 3피안타(1홈런) 2실점(2자책)해 팀의 7-2 승리를 이끌며 3승4패를 기록했다.
4위 SK와 5위 KIA와의 승차는 불과 1.5경기차. 이날 시작된 3연전의 중요성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부시는 이날 승리를 이끌며 치열한 4위 싸움에서 팀이 상승세를 타는데 일조했다.
최근 4연패하며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던 부시는 이날 ‘안방 체질’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부시는 종전까지 올 시즌 9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4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숫자만 봐서는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는 성적이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패전을 거듭했다.
지난 6월16일 한화를 상대로 국내 무대 데뷔전을 치른 부시는 당시 7이닝 동안 1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부시는 곧장 KIA를 상대로 2연승을 거뒀으나 같은 달 28일 열린 삼성전 이후 내리 4번이나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부시는 유독 홈구장인 문학구장에서만큼은 어깨가 가벼웠다.
올 시즌 홈 4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 안방에서는 ‘비룡’다운 모습을 보였다.
SK 이만수 감독도 이날 경기 전 "홈에만 오면 잘 던진다"며 부시의 체질을 인정했다.
부시는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날 1회 1안타를 내준 뒤 4회부터 8회까지를 삼자 범퇴로 막았다.
부시는 9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개인 통산 첫 완봉승을 신고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홍재호에게 안타와 도루로 2루를 빼앗긴 뒤 김선빈에게 홈런을 내줘 완봉의 꿈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부시는 "9회에 김선빈 한 명만 더 상대한다고 생각하고 던졌는데 홈런을 맞았다"며 "완봉 못해서 안타깝지만 괜찮다"라고 말했다.
부시는 완봉을 미룬 대신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을 다해냈다.
팀이 전날 경기에서 연장 10회 끝에 이기느라 불펜진을 총동원한 상태여서 부시마저 무너졌다면 SK는 어쩔 수 없이 불펜을 혹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어제 불펜 투수들이 고생했다는 걸 알기에 오래 던지려 노력했다"며 "내 역할을 다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다음 경기에도 많은 이닝을 던져 팀 승리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