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한테 미안하네요."
문태종(39·LG)이 동생 문태영(36·모비스)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기면서 찰과상까지 입혀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 경기에서는 문태종과 문태영의 형제대결이 펼쳐져 관심을 끌었다.
형제의 맞대결에서 웃은 쪽은 형 문태종이었다.
문태종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18점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LG는 모비스를 80-67로 제압, 정규리그 한 경기를 남기고 모비스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LG는 정규리그 첫 우승에도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섰다.
이날 경기에서 이기는 쪽이 우승에 가까워지기 때문인지 이날 형제들의 자존심 대결은 불꽃을 튀었다.
1쿼터 초반 동생 문태영이 문태종의 슛을 블록하면서 형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형 문태종은 문태영에게 피를 보게 했다.
1쿼터 한때 리바운드 과정에서 어느 쪽도 양보하지 않으며 문태종과 문태영이 부딪쳤다. 충돌 후 문태영은 팔에 찰과상을 입어 피를 흘렸다.
경기 후 문태종은 "내 생각으론 그렇게 세게 친 줄 몰랐는데 둘 다 적극적으로 공을 잡으려고 하다가 그런 사고가 났다"며 "동생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동생과의 다툼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날 팀이 지긴 했지만 문태영은 21점을 올렸다. 형보다 더 많은 점수를 올린 것이다.
문태종은 "경기 내내 집중해서 동생을 막으려고 노력했다"며 "동생이 득점력도 좋고 허슬플레이도 뛰어나 막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문태종은 '우승 청부사' 사명을 띠고 지난 시즌 후 인천 전자랜드에서 LG로 건너왔다.
지난 시즌 연봉 5억원에서 올 시즌 6억8천만원으로 대폭 인상되면서 리그 연봉킹에 올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그는 올 시즌 팀의 주득점원으로 활약, LG를 시즌 내내 3강 반열에 올려놓으며 제 몫을 해냈다.
최고 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하는 것 같으냐는 질문에 문태종은 "팀이 1위니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라며 "이번 시즌 우승한다면 올 시즌이 내 베스트 시즌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우수선수(MVP)상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문태종은 "팀에 도움 줄 수 있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MVP 욕심도 조금 난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