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략가’ 김학범 “열심히 뛰어서 이긴 경기”

입력 2015.03.03 (22:19)

수정 2015.03.03 (22:20)

'일본 최강'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첫 승을 따낸 김학범 성남FC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서 이긴 경기"라는 짧은 말로 승리의 요인을 설명했다.

성남은 3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와의 대회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불과 1주일 전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원정 경기에서 졸전 끝에 1-2 완패를 당할 때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성남 선수들은 왕성한 활동량에 날카로운 공격력까지 뽐내며 지난 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감바 오사카를 무너뜨렸다.

김 감독은 "홈 팬들에게 첫선을 보이는 자리였는데 실망 시키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줘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과거 성남 일화에서 '팔색조' 전술을 자랑하며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린 K리그의 대표적인 '지략가'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난파 직전의 시민구단 성남을 맡은 뒤 불과 2개월만에 대한축구협회컵(FA컵) 우승을 일구며 다시 한번 지장으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부리럼전 이후 1주일 동안 그가 성남을 어떻게 바꿔놓은 것일까.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고 했다.

그는 "부리람전 때에는 선수들이 생각지도 못한 자신감 없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번에는 갖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만 하라고 강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오늘은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서 이긴 경기"라고 짧게 말했다.

지난 시즌 교체 선수였던 공격수 황의조가 이날 선발 출전해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쐐기골까지 뽑으며 김 감독은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김 감독은 "부리람전에 황의조를 후반 교체 투입한 것은 전략적인 판단에 따른 것일 뿐"이라면서 "황의조가 지난 시즌에 드러낸 체력적인 문제가 겨울 훈련을 통해 많이 해결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주전 공격수 김동섭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하며 두 선수 사이의 경쟁을 자극하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김동섭도 객관적으로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면서 "어차피 공격수는 로테이션을 해야 한다. 김동섭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지난해보다는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성남은 이제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 이어 정규리그 한 경기를 더 치른 뒤 광저우 부리 원정을 떠난다. 빡빡한 일정이다.

김 감독은 "벅찬 일정이다"라면서도 "어차피 경기 수는 많다. 한 경기 한 경기 잘 치르며 나아갈 뿐이다. 지금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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