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꼴찌'인 부탄이 월드컵 예선 데뷔전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기록했다.
부탄은 12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의 수가타다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1차예선 1차전 원정경기에서 스리랑카를 1-0으로 물리쳤다.
인도와 중국 사이의 히말라야 산맥에 자리한 부탄은 2015년 3월 현재 FIFA 랭킹에서 최하위인 209위에 머물러 있는 나라다.
FIFA 랭킹 공식페이지를 보면 부탄은 FIFA 가맹국이 된 2000년 이후 이 경기 전까지 A매치 43경기에서 단 3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가장 최근 승리는 2008년 6월 남아시아축구연맹 대회에서 아프가니스탄을 3-1로 꺾은 것이었다.
월드컵 예선에 나섰던 경험은 전혀 없어 '월드컵'이라는 이름과 인연을 맺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이날 상대는 FIFA 랭킹 174위인 스리랑카로 부탄의 승리를 점치기는 어려웠다.
2013년 9월 두 팀이 남아시아축구연맹 대회에서 만났을 때도 스리랑카가 5-2로 승리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0-0 균형이 팽팽하던 후반 39분 처링 도르지가 결승골을 꽂으며 부탄은 사상 첫 월드컵 예선 경기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만들어냈다.
도르지는 "내 인생에서 무척 행복한 순간이다. 기다려 온 순간이다"라며 기쁨을 만끽했다.
상대인 스리랑카의 니콜라 카바조비치 감독은 "그들은 더 나은 팀이었고, 이길 자격이 있다. 우리는 부탄이 쉬운 상대라 생각했지만, 경기장에서는 완전히 달랐다"며 고개를 숙였다.
러시아 월드컵 1차예선에서는 아시아에서 FIFA 랭킹이 가장 낮은 12개 나라가 6개의 짝으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승자를 가린다.
여기서 승리한 6개국은 2차예선에 합류해 한국, 일본, 이란 등 아시아 내 FIFA 랭킹 1∼34위인 나라와 경쟁한다.
부탄은 오는 17일 스리랑카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2차예선 진출에 도전한다.
초키 니마 부탄 대표팀 감독은 "오늘 승리를 축하하겠지만, 다음 도전을 준비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한편, FIFA 랭킹 198위인 브루나이는 188위 대만을 적지에서 1-0으로 꺾어 또 하나의 이변을 만들어냈다.
이밖에 인도는 네팔을 2-0으로 제압했고, 예멘은 파키스탄을 3-1로 따돌렸다.
캄보디아는 마카오에 3-0 완승을 거뒀고, 동티모르는 몽골을 4-1로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