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출신의 골잡이 사뮈엘 에토오(34·삼프도리아)가 첼시(잉글랜드)에서 활약할 때 겪었던 인종차별 경험을 증언하고 나섰다.
에토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첼시에서 뛸 당시 런던의 보석상에서 고급 시계를 사려다가 인종차별을 겪었다"며 "계산을 하려고 신용카드를 건냈지만 점원이 결재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에토오는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 인터 밀란(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 안지(러시아) 등 유럽의 빅클럽에서 활약하며 '득점 기계'로 이름을 떨친 공격수다. 바르셀로나 시절에는 145경기에서 108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이 때문에 에토오는 안지에서 연봉으로 1천790만 파운드(약 299억원)을 받을 정도로 몸값이 비싼 선수다.
하지만 그 역시 피부색 때문에 그라운드 안팎에서 인종차별을 경험해야 했다.
에토오는 "런던에서 보석상에 들어가서 고급 시계를 보여달라고 하자 흑인 점원이 동료를 힐끗 쳐다본 뒤 시계를 내줬다"며 "점원은 마치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계산하려고 신용카드를 건네자 계산대 쪽으로 가더니 정지된 카드라는 대답을 했다"며 "그래서 내가 '정말로 정지된 것 맞느냐. 혹시 신용카드가 승인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점원은 "며칠 전 나이지리아인들이 위조된 신용카드를 들고 온 적이 있다"며 일부러 결재를 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에토오는 "물론 그 점원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그 점원 역시 '흑인은 원래 그렇다'는 편견에 빠져 있다"고 아쉬워했다.
에토오는 2006년 2월 바르셀로나에서 뛸 당시 사라고사와의 경기 도중 사라고사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모욕을 받자 "더는 뛰지 않겠다"며 그라운드를 벗어나려고 한 적이 있다. 팀 동료와 감독이 겨우 말려 경기가 진행됐고, 사라고사 구단은 1천만원 상당의 벌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