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집행 막은 조계사…종교시설 배려 어디까지?

입력 2015.12.10 (21:04) 수정 2015.12.1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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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머문 25일 동안, 조계사는 치외법권 지대가 됐습니다.

권위주의 정권이 끝나고, 완전 민주화가 이뤄진 지금도 종교시설이 범법 피의자의 도피처가 되는 게 과연 적절한 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남승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집회 이틀 뒤, 조계사로 숨어 들었습니다.

법원의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발부돼 있었지만, 조계사는 한 위원장을 보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조계사 주변의 검문검색만 이어갈 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한 위원장은 은신처인 조계사 관음전에서, 틈틈이 모습을 드러내며 공권력을 비웃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녹취> 한상균(민주노총 위원장/지난 1일) : "이 목소리를 정부는 들어야 합니다. 왜 듣지 않고 정부는 차벽과 물대포로 막습니까?"

한 위원장은 조계사 신도회의 퇴거 압박이 고조되자, 2차 집회 이튿날인 지난 6일까지만 있겠다고 했지만, 그마저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녹취> 이세용(조계사 종무실장/지난 7일) :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고, 참고 인내하고 있던 신도들이 얼마나 지금 허망하고 허탈한지 아세요?"

난처해진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퇴거를 설득하자, 자신을 보호해준 조계종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승려와 신도들은 경찰의 영장 집행을 물리력으로 막아섰습니다.

퇴거하는 한 위원장에게 '인간 띠잇기'로 길을 터주고, 조계사 밖까지 나와 수갑을 채우려는 경찰을 제지하기도 했습니다.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 머문 25일이 피의자에 대한 종교의 배려와 한계에 대한 논쟁을 부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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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 집행 막은 조계사…종교시설 배려 어디까지?
    • 입력 2015-12-10 21:05:18
    • 수정2015-12-10 22: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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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머문 25일 동안, 조계사는 치외법권 지대가 됐습니다.

권위주의 정권이 끝나고, 완전 민주화가 이뤄진 지금도 종교시설이 범법 피의자의 도피처가 되는 게 과연 적절한 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남승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집회 이틀 뒤, 조계사로 숨어 들었습니다.

법원의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발부돼 있었지만, 조계사는 한 위원장을 보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조계사 주변의 검문검색만 이어갈 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한 위원장은 은신처인 조계사 관음전에서, 틈틈이 모습을 드러내며 공권력을 비웃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녹취> 한상균(민주노총 위원장/지난 1일) : "이 목소리를 정부는 들어야 합니다. 왜 듣지 않고 정부는 차벽과 물대포로 막습니까?"

한 위원장은 조계사 신도회의 퇴거 압박이 고조되자, 2차 집회 이튿날인 지난 6일까지만 있겠다고 했지만, 그마저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녹취> 이세용(조계사 종무실장/지난 7일) :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고, 참고 인내하고 있던 신도들이 얼마나 지금 허망하고 허탈한지 아세요?"

난처해진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퇴거를 설득하자, 자신을 보호해준 조계종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승려와 신도들은 경찰의 영장 집행을 물리력으로 막아섰습니다.

퇴거하는 한 위원장에게 '인간 띠잇기'로 길을 터주고, 조계사 밖까지 나와 수갑을 채우려는 경찰을 제지하기도 했습니다.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 머문 25일이 피의자에 대한 종교의 배려와 한계에 대한 논쟁을 부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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