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좀처럼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구자철(함부르크)에 대한 안타까운 속마음을 피력했다.
조 감독은 지난 1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4차전(2-0승)이 끝나고 나서 "구자철이 올해 1월 아시안컵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UAE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프리킥과 왼쪽 코너킥을 전담했지만 만족스러운 세트플레이를 이끌지 못했다.
또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로도 눈에 띄는 슈팅이나 패스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11분께 오른쪽 측면으로 빠져들어 간 손흥민(함부르크)에게 정확한 찔러주기 패스를 해줘 슈팅으로 이끈게 그나마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올림픽 대표팀의 주장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구자철은 올해 1월 아시안컵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5골을 몰아쳐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구자철은 아시안컵의 활약을 발판으로 올해 1월 독일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했지만 험난한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잡지 못하며 마음고생을 해야만 했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진 밀린 구자철은 경기 감각이 떨어졌고, 그나마 지난 6월 가나와의 평가전(2-0승)에서 결승골을 터트렸지만 이후 A매치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조 감독은 "아직 100%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소속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비록 올해 아시안컵 때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조광래 감독은 구자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기성용(셀틱)이 컨디션 난조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박주영(아스널)마저 경고누적으로 레바논과의 3차 예선 5차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공격의 조율사로서 구자철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서다.
이 때문에 조 감독은 실전 경험이 부족해진 구자철에게 A매치 때마다 출전기회를 주면서 하루빨리 경기 감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조 감독은 "소속팀에서 처한 어려운 상황을 견뎌내면서 대표팀에 와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구자철의 큰 매력"이라며 "그런 부분이 아름답게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