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발야구'로 무장한 소프트뱅크 호크스(일본)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삼성은 26일 타이완 타이중의 인터컨티넨털구장에서 계속된 2011 아시아시리즈 풀리그 2차전에서 상대 투수 야마다 히로키의 완벽한 제구력과 소프트뱅크 주자들의 현란한 주루에 넋을 잃고 0-9로 패했다.
타선은 단 5안타에 묶였고 수비진은 실책을 2개나 저질렀다.
특히 삼성의 투·포수는 도루를 7개나 허용하며 대패를 자초했다.
한국 야구가 클럽 대항전인 아시아시리즈와 국가 대항전인 아시아선수권대회·올림픽·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틀어 일본에 이처럼 무기력하게 완패한 건 2009년 WBC 아시아예선에서 2-14(7회 콜드게임 패배)로 진 이래 2년 만이다.
고쿠보 히로키·마쓰나카 노부히코 등 간판 거포들이 부상 등으로 이번 대회에 결장한 소프트뱅크의 아키야마 고지 감독은 기동력과 작전에 이은 적시타로 승부를 결정짓는 '스몰볼'을 펼치겠다고 선언했고 이날 삼성을 제물로 위력을 선보였다.
소프트뱅크의 첫 득점은 도루에서 출발했다.
0-0이던 2회 선두 아카시 겐지가 볼넷을 고른 뒤 곧바로 2루를 훔쳤고 후속 타자의 2루타 때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5-0이던 6회에는 발로만 2점을 뽑았다.
선두 하세가와 유야가 몸맞는 볼로 나간 뒤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아카시의 안타 때 3루에 도달했다.
소프트뱅크 주자들은 1사 1,3루에서 더블 스틸을 감행했고 주자는 2루와 홈에서 모두 살았다.
곧바로 이마미야 겐타의 안타로 소프트뱅크는 7점째를 쉽게 뽑았다.
도루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소프트뱅크의 공격적인 주루는 6회에도 이어졌고 우치가와 세이이치의 희생플라이로 쐐기점을 얻었다.
삼성은 27일 퉁이 라이온스(타이완)와의 일전에 집중하고자 주력 투수를 아끼고 나섰지만 소프트뱅크의 '무차별 도루'를 막아야 하는 큰 숙제를 안았다.
퉁이를 제압하고 결승에서 소프트뱅크와 다시 맞서려면 삼성의 투수와 포수가 한국시리즈 못지않은 집중력을 지니고 주자 견제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