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마구’-오승환 ‘돌직구’ 통했다

입력 2011.11.27 (23:44)

수정 2011.11.2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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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포 최형우가 전매특허인 홈런으로 팀을 살렸다면 사이드암 권오준은 혼신의 역투를 펼치고 삼성 철벽 마운드의 자존심을 세웠다.



권오준은 27일 타이완 타오위안 인터내셔널구장에서 열린 2011 아시아시리즈 퉁이 라이온스(타이완)와의 결승 진출전에서 3-3으로 맞선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선발 투수 배영수가 5이닝을 1점으로 막아내며 호투를 펼쳤으나 6회 구원 등판한 권혁이 동점 투런포를 맞아 팀 분위기가 급격하게 냉각된 상황에서 권오준이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더 점수를 줬다가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등판한 권오준은 최고시속 143㎞짜리 직구와 오른쪽 타자 바깥쪽에 가라앉는 체인지업으로 퉁이 타선을 농락했다.



첫 타자 가오즈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2⅓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뽑아내며 풀죽었던 불펜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권오준이 타이완프로야구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마구’로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면 9회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돌직구’로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너끈히 세이브를 올렸다.



1만2천석 규모의 야구장을 가득 메운 타이완 팬들이 퉁이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가운데 9회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시속 150㎞가 넘는 광속구를 연방 뿌렸다.



메가폰과 나팔 등으로 시끄럽게 응원하던 퉁이의 팬들도 오승환이 전광판에 153㎞짜리 직구를 찍자 ‘우와’라는 탄성을 내지르며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오승환은 권혁에게 홈런을 빼앗은 궈준위에 이어 양순샹을 거푸 삼진으로 처리했고 마지막 타자를 내야 땅볼로 요리하며 경기를 매조졌다.



올해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귀중한 1승을 올렸던 권오준과 3세이브를 올리며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에 뽑혔던 오승환은 각각 아시아시리즈에서 개인 통산 첫 승리와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오승환은 경기 후 "한국 야구가 강하다라는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면서 "어제 소프트뱅크에 0-9로 크게 패했는데 오늘 승리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29일 오후 8시(한국시간)부터 타이완 타이중 인터컨티넨털구장에서 열릴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특히 일본과의 경기인 만큼 더욱 힘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오승환은 소프트뱅크의 기동력을 묶으려면 "먼저 볼넷을 주지 않아야 하고 안타를 맞거나 주자를 누상에 내보내면 최대한 견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투수들이 각성한 이상) 어제처럼 도루를 7개씩 주면서 허무하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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