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두’ 타티스 “박찬호, 오늘이 바로 그날”

입력 2013.04.24 (16:22)

수정 2013.04.24 (22:42)

은퇴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40)에게 '한 이닝 만루 홈런 두 방'이라는 지울 수 없는 기억을 안긴 페르난도 타티스(38)가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타티스는 24일(한국시간) "박찬호, 당신이 이 글을 읽은 후에도 괜찮기를 바란다"며 "오늘이 내가 당신으로부터 한 이닝 연타석 홈을 때린 그날이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다.

타티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당신을 상대한 나는 행운아"라고 덧붙였다.

1997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뷔한 타티스는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11시즌을 소화하며 통산 타율 0.265에 홈런 113개, 448타점을 남겼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이던 타티스는 1999년 4월 24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경기에서는 선발 투수로 나선 박찬호를 상대로 3회에만 연타석 만루홈런을 날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처음 나온 이 기록은 앞으로도 두 번 다시 나오기 힘든 희귀한 기록으로 간주되고 있다.

타티스는 이후 국내에서 '한 이닝 만루 홈런 두 방'의 앞글자를 딴 '한만두'라는 별명을 얻었다.

타티스의 트위터 발언은 자신의 기록을 기념하려 한 행동일 수는 있으나 상대 투수를 직접 언급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을 피해갈 수 없었다.

본인에게는 짜릿한 승리의 기억일 테지만 상대 투수였던 박찬호에게는 14년이 지난 지금에도 불명예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신수의 팀 동료인 제이 브루스(신시내티 레즈)가 "나도 언젠가는 연타석 만루 홈런을 날리고 싶다"는 댓글을 남기자 타티스의 트위터는 일파만파로 퍼졌다.

타티스는 4시간가량 뒤에야 "박찬호를 깎아내리려는 말은 아니었다"며 "박찬호는 훌륭한 투수였다"고 해명했다.

미국 지역 언론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이를 두고 "트위터가 얼마나 악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누군가 타티스에게 트위터의 삭제 버튼이 어디 있는지 알려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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