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밤새 폭우…주차장 침수·시민 고립

입력 2013.07.22 (14:03)

수정 2013.07.22 (14:09)

빗물에 발목 빠지고 맨홀 곳곳 역류…긴급지원 요청 70여건 쇄도
도로는 정체 극심, 지하철 `북적'…출근길 시민들 큰 불편


22일 새벽부터 서울 지역에 많게는 140㎜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상습 침수지역인 한강 이남지역 곳곳에서 주차장이 잠기고 일부 주민들이 고립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 도로는 한때 빗물이 발목 높이까지 차오르고 하수구 맨홀에서 빗물이 역류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출근시간대가 지난 오전 10시께에도 강남역은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인파로 붐볐다. 강남역, 논현역, 서초역 등 강남권 도로는 지속적인 정체 현상을 보이면서 차량이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일부 도로가 침수된 사당역 인근도 폭우로 평소보다 정체가 심해지면서 버스에서 내린 환승객들이 시간에 쫓겨 전철역으로 허겁지겁 달려가는 모습이 계속해서 목격됐다.

수원에서 버스를 타고 와 사당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강남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박모(33)씨는 "평소 수원대 앞에서 사당역까지 출근시간대에 버스로 1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길이 막혀 2시간 걸렸다"며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빗줄기가 잦아들면서 도로 사정이 점점 나아지고 있으나 강남 3구와 동작구 일대를 비롯해 영등포, 을지로, 돈암역 일대 등 서울시내 주요 지점의 여러 구간이 여전히 정체를 빚었다.

아직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하천변을 산책하던 시민들이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6시50분께 서울 구로구 구로동 도림천을 산책하던 이모(64.여)씨가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오전 6시30분께 대림역 인근 도림천 구간에서도 유모(59)씨가 고립돼 소방당국이 출동, 구조 후 귀가시켰다.

오전 6시 57분께는 관악구 신림동 신림3교 인근 도림천변을 산책하다가 폭우로 다리 밑에 고립된 구모(74·여)·엄모(43)·김모(43)·이모(45)씨 등 4명이 구조돼 무사히 귀가했다.

영등포구 양평동 양화지구 한강 둔치에서는 음주 상태로 밤새 낚시를 하던 이모(25)씨가 불어난 강물로 강 안쪽에 고립됐다가 시민 신고로 출동한 구조대와 함께 현장을 빠져나왔다.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144.5㎜가 쏟아진 송파구에서는 잠실종합운동장 방면 탄천주차장이 침수돼 차량 수십대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 소방당국은 인명피해가 없음을 확인하고 관할 자치구에 상황을 전달, 차량 인양 등 조처를 하도록 했다.

강남구 대치동 강남운전면허시험장도 침수 피해를 겪었다.

시험장은 이날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탄천 기능시험장 침수로 22일로 예정된 기능시험 일정을 연기한다"고 알렸다. 면허 종류와 과목 구분없이 모든 기능시험이 연기됐다.

PC로 치르는 학과시험, 도로주행시험, 교통안전교육 및 민원 관련 업무는 정상 진행 중이다.

폭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잠수교는 서빙고동~반포동 양방향 차량·보행자 통행이 모두 통제됐다.

양재천로 영동1교~KT 앞, 증산철교 하부도로 북가좌동~성산동 구간도 양방향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청계천 보행자길 역시 청계광장부터 황학교까지 새벽부터 통행이 금지됐다.

서울종합방재센터에는 이날 오전 6시를 전후해서부터 10시30분께까지 한강 이남지역을 중심으로 70건이 넘는 배수 지원 신고가 접수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서울에는 송파구(144.5㎜), 강남구(141.5㎜), 동작구 사당동 국립서울현충원(134.5㎜) 등에 많은 비가 내렸다. 시간당 최대 강우량은 서초구(64.5㎜), 현충원(61.5㎜), 송파구(59.5㎜) 등이다.

비는 오전 10시께부터 소강상태다. 기상청은 23일부터 24일 오후 장마전선이 활성화해 중부지방에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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