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접어들면서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4위 싸움이 한층 더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6년간 5번 가을 잔치를 치른 두산과 5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롯데는 가을 야구 단골팀답게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고 가을 야구의 마지노선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7월 30일 시작돼 8월 1일까지 이어질 두산과 롯데의 시즌 4번째 맞대결에서 두 팀은 1승씩을 챙치며 백중세를 보였다.
1.5경기 차로 4, 5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44승37패)과 롯데(42승38패)는 각각 2년 연속, 6년 연속 가을 잔치를 향해 남은 45, 46경기에 총력을 퍼부을 작정이다.
두 팀의 목표는 똑같지만 색깔은 확연히 달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두산은 상위 타선부터 하위 타선까지 고른 활약을 펼치는 강타선을 앞세워 1일 현재 팀 타율(0.288)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올해 불방망이라는 팀 색깔을 잃은 롯데는 평균자책점이 3.97로 3위를 달리는 마운드에 힘입어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산 마운드의 평균자책점은 4.74로 7위에 머무르고 롯데의 팀 타율은 0.261로 공동 7위에 불과하다.
창단 후 첫 가을 야구를 위해 맹렬히 달려가는 넥센(3위)과 호시탐탐 치고 올라올 틈새를 노리는 KIA(6위)의 사이에서 이들이 마지막까지 4강 싸움을 이어 나가려면 현재 부족한 부분을 리그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 두산, 불방망이로 마운드 불안 날린다 = 두산은 전통의 강점인 타선의 힘이 살아난 것을 원동력 삼아 상위권 자리를 넘보고 있다.
팀 타율에서 1위를 달릴 뿐 아니라 출루율(0.375)과 도루(120개), 장타율(0.416) 등 각종 공격 지표에서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다.
과거 거침없이 때리고 달려 '두산 육상부'라 불리던 시절의 1등 공신인 김현수, 이종욱 등이 올해 부활의 노래를 불러 두산 타선의 승승장구를 이끌고 있다.
경찰청에서 병역 의무를 마치고 올시즌 복귀한 민병헌은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타격 솜씨를 뽐내는 가운데 지난 시즌 타율이 2할대 초반에 그쳤던 김재호·정수빈·이원석 등도 돌아가며 공격에 힘을 보탠다.
두산 타선은 7월 월간 타율 0.316의 고감도 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을 3위로 올려놨지만 불안한 마운드는 골칫거리다.
두산은 전반기에 10승을 올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다.
올 시즌 '히트 상품'인 유희관과 지난해 에이스로 떠오른 노경은을 내세웠지만 니퍼트의 공백을 채우기에는 불안해 보인다.
거기다 불펜의 중심인 오현택이 후반기 들어 실점하는 일이 잦아졌고 홍상삼 또한 24일 넥센전에서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두산 마운드는 불안에 휩싸여 있다.
다만 니퍼트가 조만간 복귀할 예정이고 새로 영입한 데릭 핸킨스 또한 첫 등판 때 패전 투수가 되긴 했지만 적응 기간이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희망을 걸 만하다.
◇ 창 잃은 롯데…방패로 승부한다 = 이대호(일본 오릭스), 홍성흔(두산), 김주찬(KIA) 등 주축 타자들이 줄줄이 빠져나간 롯데 방망이는 올해 예상대로 위기에 직면했다.
롯데는 올 시즌 7위인 타율뿐만 아니라 타격에 관한 각종 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장타율이 0.358, 득점권 타율은 0.258로 각각 8위인데다가 출루율은 0.349로 5위다.
안타 수에서 1위(105개)에 올라 있는 손아섭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거포들이 떠난 자리를 메울 선수가 없어 팀 홈런 1위가 7개를 날린 강민호일 정도로 장타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득점권 타율이 낮으니 득점 또한 바닥을 길 수밖에 없다.
롯데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4.37점으로 전체 6위 수준이다.
다만 롯데는 타선보다 마운드에서 두산보다 나은 계투진을 갖추고 있어 공격력 저하를 겨우 상쇄하고 있다.
벌써 20세이브를 올린 '꿀성배' 김성배가 팀에 큰 힘을 주고 있는 가운데 김승회, 이명우가 든든히 뒷받침한다.
다만 후반기 들어 김성배가 체력이 고갈된 듯 공 끝에 힘이 떨어져 부진한 것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