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채태인(31)이 마침내 타율 부문 1위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타격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채태인은 31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방문경기에서 2-4로 뒤지던 6회 무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 윤석민의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채태인은 타자 일순해 6회 다시 얻은 타석에서 규정 타석을 채웠다.
6회 KIA의 구원 투수 심동섭에게 머리를 맞고 벤치로 들어온 그는 4타석을 추가, 규정 타석(251타석)을 정확하게 맞춰 단숨에 타격 1위(타율 0.374)로 올라섰다.
뇌진탕 후유증과 허리 통증 탓에 지난 2년간 부진을 겪었던 채태인은 올 시즌 팀의 전지훈련에서 빠진 대신 와신상담하며 2군에서 몸을 단련, 선구안까지 길렀다.
이 덕분에 채태인은 올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휘둘러 타율이 0.380(92타수 35안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왼 허벅지 부상으로 열흘을 쉬어 그동안 규정 타석이 모자랐다. 규정 타석은 소속 팀이 치른 경기수에 3.1을 곱한 값이다.
이날 드디어 규정 타석을 채운 채태인은 타격왕 경쟁에 당당히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됐다.
2위인 LG 트윈스의 박용택(0.336)과는 4푼가량 차이가 나 어느 정도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과 같이 호시탐탐 타격왕 자리를 노리는 선수들까지 고려한다면 아직 경쟁은 치열하다.
규정 타석을 여전히 채우지 못한 가운데 타율 고공 행진을 벌이는 타자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팀의 돌풍을 이끄는 LG 이병규(등번호 9번)는 규정 타석(254타석)에 43타석이 모자란 가운데 타율 0.391을 기록 중이다.
KIA의 신종길(0.358)과 이병규의 팀 동료 이진영(0.355)도 각각 3할 중반의 높은 타율로 타석 수를 채워나가고 있다.
더구나 한여름을 지나갈수록 이들의 방망이가 더욱 날카로워져 타격왕 각축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채태인은 7월 한 달간 18경기에서 안타 없이 돌아선 경기가 3차례에 불과하다.
안타는 모두 28개를 때려 이병규와 같다.
또 채태인은 7월 타율 0.412로 월간 4위를 찍었다. 이병규가 0.467로 월간 1위이고, 박용택(0.441)과 이진영(0.434)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 2년간 2할 초반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다 연봉 6천만원 삭감이라는 시련을 겪은 채태인이 뒤늦게 뛰어든 타격왕 다툼에서 주도권을 지켜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