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완봉승 일궈낸 NC 배터리의 ‘찰떡궁합’

입력 2013.08.01 (19:32)

수정 2013.08.0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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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창단 첫 완봉승을 거두던 날 NC 다이노스의 배터리는 감동적인 장면 하나를 만들었다.

NC 선발 투수 이재학은 7월 3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방문 경기 3-0으로 앞선 9회말 2사 1, 2루에서 상대 타자 박정권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 완봉승을 거뒀다.

이재학과 완봉승을 합작한 '안방마님' 김태군은 경기가 끝나고 기쁨을 나누려 그대로 마운드를 찾았다.

그러고는 마스크와 모자를 벗어 나이 어린 후배인 이재학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9이닝 동안 고생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의미였다.

이재학은 1일 SK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김)태군이 형이 선배인데도 모자를 벗어 먼저 인사하더라"며 "팀 캐치프레이즈인 정의·명예·존중에 따라 인사한 것 같다"고 선배의 마음을 헤아렸다.

김태군의 생각도 같았다.

김태군은 "이재학에게 다가가는 동안 팀의 캐치프레이즈가 불현듯 생각났다"며 "또 팀의 첫 완봉승이라 그렇게 인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심전심으로 상대의 생각을 읽은 것은 이들이 룸메이트이기 때문이다.

완봉승 또한 이들의 호흡이 빚어낸 작품이었다.

직전 두 경기에서 부진했던 이들은 이날만큼은 승리해보자고 이를 악물었다.

이재학은 "직전 두 경기에서 잘 못 던져서 매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었다"고 완봉의 비결을 밝히며 "자려고 누웠는데 머리가 너무 아파 잠을 못 잘 지경이었다"고 돌아봤다.

이런 이재학의 마음을 읽은 김태군은 당시 경기 내내 더그아웃에서 이재학과 떨어져 앉았다. 이재학에게 괜한 부담을 주기 싫어서였다.

김태군은 "직전 두 경기에서 부진해 둘이 함께 이겨보자고 별렀다"며 "그런 데다 재학이가 평소 생각이 많고 예민해 일부러 떨어져 앉았었다"고 사소한 것까지 배려하는 '호흡'을 얘기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김태군의 세심한 리드를 따른 이재학은 2회 2사 후 베테랑 박진만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이후에는 8회까지 안타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그 사이 제구는 더욱 날카로워져 7회에는 세 타자 연속 삼진을 뽑는 등 주자를 한 명도 내보내지 않았다.

김태군은 "재학이가 이전 SK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따냈을 때 직구를 많이 던진 게 기억나 어제도 직구 위주로 볼 배합을 했다"고 설명했다.

환상의 호흡으로 완봉승을 거둔 이들이 다시 한 번 명승부를 펼치고 명장면을 연출할 날을 팬들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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