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프로야구 홈런왕을 향한 박병호(27·넥센)와 최형우(30·삼성)의 대포 경쟁이 8월에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박병호가 7월 31일 현재 22방을 터뜨려 21개를 때린 최형우에게 1개 앞선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계산상 박병호는 정규리그 최종일까지 34개, 최형우는 33개까지 홈런을 늘릴 수 있다.
최형우는 2011년 홈런 30개를 쳐 이 부문 타이틀을 가져갔다. 이듬해 박병호가 31개를 쏘아 올려 새 홈런왕에 올랐다.
'국민 거포' 이승엽(37·삼성)의 말마따나 야구의 꽃은 홈런이다.
최고의 홈런킹을 향한 두 선수간 자존심 싸움이 순위 경쟁과 맞물려 한여름을 강타할 전망이다.
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넥센과 한화와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심판들은 박병호와 최형우를 높게 평가하면서 안정적인 스윙은 박병호, 파워는 최형우라고 구분했다.
박기택 심판위원은 "두 선수 모두 훌륭한 스윙과 폴로스루를 지녀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며 "방망이를 돌렸다 하면 타구가 새카맣게 날아간다"고 평했다.
최규순 심판위원은 "최형우의 스윙은 높낮이의 기복이 심한 반면 박병호는 흔들리지 않고 수평 스윙을 한다"고 지적했다.
소속팀의 4강 진출을 위해 홈런 관련 질문을 사절한 박병호는 "여름 전까지 무게 900g짜리 방망이를 사용하다가 체력이 떨어진 여름에 880g짜리로 바꿨다"며 "홈런보다는 중심 타자로서 많은 타점을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승엽에게서 자신의 뒤를 이을 '홈런 후계자'로 지목된 박병호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승엽이 형이 그렇게 평가해 줘 너무 기분이 좋다"며 "승엽이 형이 쌓은 홈런 기록을 넘을 수는 없지만 추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맞히는 데 주력하는 박병호의 올 시즌 홈런 평균 비거리는 117.5m다.
아시아의 거포 출신인 김응용 한화 감독은 "타이밍이 맞지 않을 때 한 손을 놓고도 타격할 줄 아는 박병호는 참 좋은 타자"라고 칭찬했다.
최근 대구구장과 광주구장에서 구장 외벽을 훌쩍 넘어가는 장외 포물선을 잇달아 그린 최형우는 홈런 평균 비거리 120.23m로 박병호를 앞선다.
홈에서 좌·우 펜스까지 거리가 100m 미만, 가장 먼 가운데 펜스까지 거리도 120m에 못 미치는 작은 구장이 많은 실정에서 최형우의 홈런 비거리는 놀라운 수준이다.
멀리 날아간다고 점수를 더 주는 것은 아니지만 비거리가 길면 홈런을 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 훨씬 시원한 청량감을 느낀다.
최형우는 시즌 내내 무게 930g짜리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나온다.
남들보다 무거운 방망이를 자유자재로 돌려 홈런도 터뜨리고 3할 타율을 동시에 달성한 것을 보면 천하장사임에 틀림없다.
강광회 심판위원은 "아무래도 무게가 나가는 방망이로 스윙하다 보니 맞으면 멀리 간다"며 최형우의 넘치는 힘에 후한 점수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