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와 싸우는 선수를 위한 경기 중 세리머니가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9일(한국시간)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리그의 우니온 베를린 선수들은 전날 보훔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8분에 경기를 잠시 중단했다.
우니온 베를린 선수들은 모두 상의를 벗어 등번호 7이 새겨진 속 티셔츠를 일제히 꺼내 보였다.
이들은 일렬로 늘어서 "꿋꿋이 버텨주세요. 베니!"라고 적힌 배너를 펼쳐들었다.
등번호 7의 주인인 미드필더 벤야민 쾰러(35·우니온 베를린)는 최근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우니온 선수단은 투병하는 쾰러에게 힘을 불어넣으려고 전반 7분에 세리머니를 기획했으나 경기 흐름 때문에 1분이 지연됐다.
이날 경기의 상대인 보훔 선수들도 세리머니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우니온 선수들 뒤에서 박수를 보냈다.
독일 중계방송을 보면 관중석에 앉은 쾰러는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기립박수 속에 쏟아지는 눈물을 손가락으로 훔쳤다.
관중석의 팬들은 "7 - 자신감과 행운을 뜻하는 번호"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쳤다.
우니온 구단은 쾰러가 최근 암 진단을 받자 올 시즌 말까지인 그와의 계약기간을 바로 2016년까지 연장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우니온 구단은 "쾰러는 여전히 우리에게 소중하다"며 "쾰러가 운동장에 다시 돌아올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우니온 선수들의 세리머니와 구단의 배려는 축구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쾰러가 힘과 용기를 얻어 병마와 싸워 이기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쾰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활약하며 사랑을 받은 선수다.
그는 올 시즌 암 진단을 받아 라인업에서 제외되기 전까지 우니온에서 18경기에 나와 2골, 4도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