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30)가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어두운 분위기에 휩싸였던 팀의 자존심을 살렸다.
피어밴드는 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을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지키면서 2-0 승리를 이끌었다.
피어밴드가 무실점 경기를 펼친 것은 16경기 만에 처음이다.
넥센은 전날 삼성과 연장 10회까지 가는 승부 끝에 10-13으로 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긴 상황이었다.
특히 김영민-조상우-김동준-김대우-문성현-손승락 등 핵심 불펜을 총동원하고서도 결실을 보지 못해 타격이 컸다.
그러나 이날 피어밴드의 역투 덕에 넥센은 조상우 1이닝, 손승락 1이닝으로 불펜 운용을 최소화하면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날 피어밴드의 호투에는 '희생정신'도 깃들어 있어서 더욱 빛났다.
피어밴드는 지난달 30일 삼성전에도 선발 등판해 1이닝 동안 22개의 공을 던졌으나, 우천으로 경기가 노게임 처리되면서 헛심만 썼다.
그러나 피어밴드는 몸 회복이 빨리 됐다며 하루만 휴식하고 다시 등판해 팀에 승리를 선사했고 자신은 시즌 6승(7패)째를 거뒀다.
특히 상대는 11승을 올려놓은 삼성의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였다. 피가로의 등판으로 넥센은 이날 경기에서도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피어밴드의 호투로 더욱 기쁜 승리를 맛봤다.
경기 후 염경엽 넥센 감독은 "피어밴드가 올시즌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이어 "어제 경기 내용이 안 좋아 오늘 힘든 경기를 예상했었는데, 선수들이 집중해줘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피어밴드는 "어제 몸 상태가 좋아서 오늘 나올 수 있었다"며 "한국 무대에 데뷔한 후 처음으로 무실점 투구를 했는데 기분이 좋다. 포수의 리드와 수비의 도움이 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는 생각한 계획 대로 잘 되는 것 같다"며 "팀이 많은 승리를 하면 좋겠지만, 4위에 머물러 있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이길 수 있어서 더욱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