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시작된 산불…처벌은 솜방망이

입력 2025.04.09 (19:17) 수정 2025.04.0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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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전국적으로 잇따른 대형 산불의 공통점은 작은 불씨, 실화로 시작됐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실수로 인한 화재,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습니다.

보완이 시급합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성묘객 실화로 시작된 경북 의성 산불.

잡초를 제거하던 예초기 불티로 인한 경남 산청 산불.

농막에서 용접 작업 중 불이 난 울산 울주 산불.

약 열흘 동안 산림 480㎢를 태운 사상 최악의 산불 모두 '실수'로 인한 화재로 드러났습니다.

부산도 마찬가지, 불이 났던 산에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실화 위험은 여전합니다.

담뱃불로 산불이 났던 부산 기장군의 한 야산 입구입니다.

당시 5천㎡의 임야가 불에 탔는데, 아직도 담뱃갑과 꽁초가 발견됩니다.

그렇다고 입산객들을 하나하나, 관리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산불감시원/음성변조 : "(이곳에) 사람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혹시나 싶어서 대기…."]

실제로 지난 6년간 발생한 부산 산불 88건의 원인을 보면, 실수로 인한 화재가 58건, 전체의 66%에 달했습니다.

실수로 산불을 내더라도 최대 3천만 원,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입니다.

검거된 산불 가해자에게 20~30만 원 정도 과태료가 부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의로 불을 지른 게 아니라면 기소되더라도 대부분 집행유예 처분에 그칩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벌칙이 아주 매우 낮아지는 경향이…. 최대 기준보다는 최소 기준을 정해서 경각심을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상 최악의 산불 이후 실수로 인한 산불 역시 최대 징역 5년까지 선고하도록 하는, 관련 법 개정 논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조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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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수’로 시작된 산불…처벌은 솜방망이
    • 입력 2025-04-09 19:17:13
    • 수정2025-04-09 20:21:50
    뉴스7(부산)
[앵커]

최근 전국적으로 잇따른 대형 산불의 공통점은 작은 불씨, 실화로 시작됐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실수로 인한 화재,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습니다.

보완이 시급합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성묘객 실화로 시작된 경북 의성 산불.

잡초를 제거하던 예초기 불티로 인한 경남 산청 산불.

농막에서 용접 작업 중 불이 난 울산 울주 산불.

약 열흘 동안 산림 480㎢를 태운 사상 최악의 산불 모두 '실수'로 인한 화재로 드러났습니다.

부산도 마찬가지, 불이 났던 산에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실화 위험은 여전합니다.

담뱃불로 산불이 났던 부산 기장군의 한 야산 입구입니다.

당시 5천㎡의 임야가 불에 탔는데, 아직도 담뱃갑과 꽁초가 발견됩니다.

그렇다고 입산객들을 하나하나, 관리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산불감시원/음성변조 : "(이곳에) 사람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혹시나 싶어서 대기…."]

실제로 지난 6년간 발생한 부산 산불 88건의 원인을 보면, 실수로 인한 화재가 58건, 전체의 66%에 달했습니다.

실수로 산불을 내더라도 최대 3천만 원,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입니다.

검거된 산불 가해자에게 20~30만 원 정도 과태료가 부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의로 불을 지른 게 아니라면 기소되더라도 대부분 집행유예 처분에 그칩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벌칙이 아주 매우 낮아지는 경향이…. 최대 기준보다는 최소 기준을 정해서 경각심을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상 최악의 산불 이후 실수로 인한 산불 역시 최대 징역 5년까지 선고하도록 하는, 관련 법 개정 논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조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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