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폭등 뒤에는 건설사 폭리

입력 2006.11.17 (22:28) 수정 2006.11.17 (22:3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부동산 시장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주체 가운데 폭리를 일삼는 건설업체들이 있습니다.

택지비와 건축비를 부풀려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 뒤 그만큼 차익을 챙기는 수법이 관행화되고 있습니다.

정윤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시민단체인 경실련이 추정한 화성 동탄신도시의 적정 평당 건축비는 284만 원.

화성시에 성실하게 신고한 5개 업체 건축비의 평균치입니다.

하지만 폭리를 취했다고 생각되는 한 건설업체가 화성시에 신고한 평당 건축비는 375만 원으로, 91만 원이 더 많습니다.

이 업체의 총 건축비는 천 780억 원, 경실련이 계산한 천 348억 원보다 432억 원이나 많습니다.

이런식으로 29개 업체가 신고한 총 건축비는 2조 6천 193억 원입니다.

경실련은 이렇게 부풀려진 건축비 5천 210억 원에 간접비와 택지비까지 합치면 업체들은 모두 1조 2천억 원이 넘는 폭리를 취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김헌동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 "간접비 요소요소의 이윤을 감추면서 결국 실제밝힌 이윤의 5배 이상의 이윤을 챙겼다."

결국 이같은 폭리가 사전에 차단됐거나 철저한 검증이 이뤄졌다면 동탄신도시의 평당 분양가는 6백만 원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건설업계는 현실을 모르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합니다.

<녹취> 건설업체 관계자 : "(이윤은) 매출액의 5% 내외이기 때문에 공사비에서 건설회사들이 공사비를 과다하게 남기고 적게 남기고 그런 차이는 있을 수 없습니다."

지난 9월 한 업체가 파주 신도시에서 평당 천 4백만 원이 넘는 분양가를 신청했다가 파주시의 조정 권고로 160만 원이나 낮춘 사례에서 보듯이 건설업체의 분양가는 고무줄입니다.

건설업체의 폭리 수단은 또 있습니다.

아파트 건설에 납품되는 자재를 최저 입찰로 붙인 뒤 허위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입니다.

<녹취> 자재 납품업체 관계자 : "제조업체들 한 두세군데 경쟁 붙이면 설계가의 60% 정도는 싸게 살 수 있으니까..."

이에따라 분양원가 공개 등의 압력이 거세지자 건설업체들은 협회 산하 연구기관에서 반대 논리를 개발했습니다.

분양원가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고, 개발밀도를 높이고 교통시설 건설비용을 분담하며 택지비를 낮추는 등, 택지비와 건축비를 투명하게 책정하려는 노력대신 비판의 예봉을 피해가는 논리만 개발한 셈입니다.

<인터뷰> 홍종학 (경원대 사회과학부) : "지금 정부에서 하고 있는 것은 건설사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수준입니다 국민들에게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지난 99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10년도 지나지 않아 뿌리깊게 자리잡은 건설업체의 폭리구조, 원칙이 무시된 우리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입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부동산 폭등 뒤에는 건설사 폭리
    • 입력 2006-11-17 21:07:21
    • 수정2006-11-17 22:30:17
    뉴스 9
<앵커 멘트> 부동산 시장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주체 가운데 폭리를 일삼는 건설업체들이 있습니다. 택지비와 건축비를 부풀려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 뒤 그만큼 차익을 챙기는 수법이 관행화되고 있습니다. 정윤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시민단체인 경실련이 추정한 화성 동탄신도시의 적정 평당 건축비는 284만 원. 화성시에 성실하게 신고한 5개 업체 건축비의 평균치입니다. 하지만 폭리를 취했다고 생각되는 한 건설업체가 화성시에 신고한 평당 건축비는 375만 원으로, 91만 원이 더 많습니다. 이 업체의 총 건축비는 천 780억 원, 경실련이 계산한 천 348억 원보다 432억 원이나 많습니다. 이런식으로 29개 업체가 신고한 총 건축비는 2조 6천 193억 원입니다. 경실련은 이렇게 부풀려진 건축비 5천 210억 원에 간접비와 택지비까지 합치면 업체들은 모두 1조 2천억 원이 넘는 폭리를 취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김헌동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 "간접비 요소요소의 이윤을 감추면서 결국 실제밝힌 이윤의 5배 이상의 이윤을 챙겼다." 결국 이같은 폭리가 사전에 차단됐거나 철저한 검증이 이뤄졌다면 동탄신도시의 평당 분양가는 6백만 원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건설업계는 현실을 모르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합니다. <녹취> 건설업체 관계자 : "(이윤은) 매출액의 5% 내외이기 때문에 공사비에서 건설회사들이 공사비를 과다하게 남기고 적게 남기고 그런 차이는 있을 수 없습니다." 지난 9월 한 업체가 파주 신도시에서 평당 천 4백만 원이 넘는 분양가를 신청했다가 파주시의 조정 권고로 160만 원이나 낮춘 사례에서 보듯이 건설업체의 분양가는 고무줄입니다. 건설업체의 폭리 수단은 또 있습니다. 아파트 건설에 납품되는 자재를 최저 입찰로 붙인 뒤 허위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입니다. <녹취> 자재 납품업체 관계자 : "제조업체들 한 두세군데 경쟁 붙이면 설계가의 60% 정도는 싸게 살 수 있으니까..." 이에따라 분양원가 공개 등의 압력이 거세지자 건설업체들은 협회 산하 연구기관에서 반대 논리를 개발했습니다. 분양원가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고, 개발밀도를 높이고 교통시설 건설비용을 분담하며 택지비를 낮추는 등, 택지비와 건축비를 투명하게 책정하려는 노력대신 비판의 예봉을 피해가는 논리만 개발한 셈입니다. <인터뷰> 홍종학 (경원대 사회과학부) : "지금 정부에서 하고 있는 것은 건설사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수준입니다 국민들에게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지난 99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10년도 지나지 않아 뿌리깊게 자리잡은 건설업체의 폭리구조, 원칙이 무시된 우리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입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