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위협하는 ‘이산화탄소’

입력 2008.01.2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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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신년기획 시리즈 세계는 에너지 전쟁 중, 지난 이 시간에는 석유 고갈 위기론을 집중 조명해 봤습니다만 그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인류 앞에 놓여 있습니다.

석유 같은 화석연료 사용 때문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증가해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을 얘기하는 것인데요.

이로 인한 기상이변과 해수면 상승 등은 지구촌의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어서 세계 각국은 석유 확보 노력과 아울러 이산화탄소, CO2와의 전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근우 순회 특파원이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흥겨운 곡조에 실려 펼쳐지는 춤사위, 노신사의 지휘에 맞춰 즉석에서 부르는 합창, 개방된 현대 중국인들의 쾌활함을 보여줍니다.

숲길을 따라 즐기는 산책에선 한가로움이 배어납니다. 공원에서의 여흥과 휴식은 어쩌면 베이징 시민들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일 수도 있습니다.

거리를 다시 나서는 순간부터 푸른 기운은 생명력을 잃고 사람들의 활기는 혼탁한 공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맙니다.

중국의 상징 자금성. 안개에 묻힌 듯 적막감에 휩싸였습니다. 성의 윤곽만 어렴풋할 뿐 화려한 색상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급속한 공업화에 매진해 온 중국은 푸른 하늘을 잃었습니다.

고층 빌딩의 위용에 탄성을 자아내는 것도 잠시, 오염된 대기 속에서 사람들은 숨이 막힙니다.

<인터뷰> 한쥔(운전 기사): "운전을 한 지 15년이 됐습니다. 그런데 15년 전과 지금은 무척 다르죠, 15년 전에는 공기가 이렇게 심각하게 오염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공업화가 되면서 오염도 심각해졌죠."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이산화탄소 최대 배출국으로 부상한 중국, 20년 후에는 중국의 에너지 수입량이 유럽연합 27개 국가의 수입량을 합한 것과 비슷해 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기존 에너지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다른 대안을 찾을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인터뷰> 후쩐베이(중국 사회과학원 경제학 박사): "5년 전까지만 해도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이 선전 문구로만 쓰였는데 지금은 다릅니다. 정부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기업에는 세금을 물리는 등의 강제적인 정책 시행을 통해 강력한 규제에 나섰습니다."

대규모 공업 도시 톈진으로 가는 길입니다. 시계 제로 상태에 가까울 정도로 창 밖은 늘 뿌옇습니다. 공장들의 에너지 원은 주로 석탄 열, 중앙 통제 센터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점검합니다.

<녹취> 중앙통제센터 직원: "지금 스팀 분량을 시간당 1600 세제곱 미터로 제한하고 밸브의 열림 정도는 56.2%로 맞춰 놓았습니다."

석탄 열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업들의 생존 조건이 됐습니다. 중국 환경보호총국이 사업 허가를 취소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주젠총(LG DAGU 생산팀장): "화공 기업들을 포함해서 여러 기업들이 새로운 가열기나 열교환기 등을 사용해 스팀의 사용량을 절감하고 대기중으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함량을 최소화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국운을 걸 정도로 온 국력을 기울이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 중국이 내건 유치 조건은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를 보장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석탄을 때는 공장들은 지방으로 이전되고 있습니다. NGO 환경 단체들도 대대적인 계도에 나섰습니다. 승용차 자제, 에어컨 온도 낮추기, 비닐 가방 쓰지 않기 등이 구체적인 행동들입니다.

<인터뷰> 먀오 샤오 의(베이징 올림픽 조직위 환경 고문): "앞으로 올림픽때까지 계속 조직위와 함께 생활 속에서의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방법을 확산 보급할 것이고 주민들이 사는 아파트 공간을 녹색화하기 위한 활동도 계속할 것입니다."

연인들은 바닷가에서 낭만을 꿈꾸며 미래를 얘기합니다. 녹색 바다와 푸른 하늘의 축복을 받은 청정 국가 싱가포르, 나라 자체가 하나의 정원을 연상케 합니다.

<인터뷰> 코린 리(싱가포르 학생): "싱가포르는 무척 깨끗하고 아름다워요, 쇼핑하기에도 좋고 사람들도 아주 친절하죠."

피폐한 어촌에서 시작해 세계 해상 무역의 허브로 부상한 싱가포르, 오늘날 싱가포르의 번영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미래는 다를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미래는 오히려 이 바다로 인하여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창이 공항과 비즈니스 센터 등 싱가포르의 도심 시설은 겨우 해발 1, 2미터 높이에 있습니다. 이번 세기에 많게는 59센티 가량 지구 해수면이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인터뷰> 왕포포(싱가포르 국립대 지리학 교수): "1미터 이상 해수면이 올라가면 싱가포르는 지면이 매우 낮기 때문에 국토의 10%가 쉽게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주로 해안가 지역인데 사회 경제적으로 중요한 시설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거대한 기중기들이 동원된 마리나 지구의 제방 구축 사업, 담수화 호수를 만드는 것이 프로젝트의 단기적 목표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닷물을 막아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현재 해안의 80%는 견고하지만 불가피할 경우 2백 킬로미터 모든 해안에 제방을 쌓아야 한다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이미 연구 프로젝트가 착수됐습니다.

<인터뷰> 리옹 쉐유이(싱가포르 국립대 열대 해양 과학연구소 교수): "프로젝트는 2년 동안 진행됩니다. 결과가 도출돼야 하고 해양에 미치는 영향, 염도, 홍수, 해수면 상승에 따른 범람 등이 연구 대상에 포함됩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으로 설계된 국립도서관, 올해부터는 모든 건물이 그린 마크 검사를 받아 에너지 효율 기준을 지켜야 합니다. 발전 부문도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천연 가스로 80% 이상을 전환했습니다.

<인터뷰> 리 이유엔 히(싱가포르 환경청장): "정부 내 다섯 개 기관들이 협력해 에너지 효율 싱가포르 마스터 플랜을 개발해 실행합니다. 우리는 에너지 효율적인 방향으로 경제가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려는 것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대홍수와 폭염, 사막화, 생태계의 혼란.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은 이제 전 지구촌의 과제가 됐습니다.

프랑스가 올해부터 온실 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차량에는 중과세를, 친환경 차량에는 보너스를 주기로 한 것도 그 일환입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해 교토 의정서를 대체할 새 틀을 내년까지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화석 에너지에 더 이상 의존해서도 안 되고 의존할 수도 없는 것이 지금 지구가 처한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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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위협하는 ‘이산화탄소’
    • 입력 2008-01-20 08:16:14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신년기획 시리즈 세계는 에너지 전쟁 중, 지난 이 시간에는 석유 고갈 위기론을 집중 조명해 봤습니다만 그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인류 앞에 놓여 있습니다. 석유 같은 화석연료 사용 때문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증가해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을 얘기하는 것인데요. 이로 인한 기상이변과 해수면 상승 등은 지구촌의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어서 세계 각국은 석유 확보 노력과 아울러 이산화탄소, CO2와의 전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근우 순회 특파원이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흥겨운 곡조에 실려 펼쳐지는 춤사위, 노신사의 지휘에 맞춰 즉석에서 부르는 합창, 개방된 현대 중국인들의 쾌활함을 보여줍니다. 숲길을 따라 즐기는 산책에선 한가로움이 배어납니다. 공원에서의 여흥과 휴식은 어쩌면 베이징 시민들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일 수도 있습니다. 거리를 다시 나서는 순간부터 푸른 기운은 생명력을 잃고 사람들의 활기는 혼탁한 공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맙니다. 중국의 상징 자금성. 안개에 묻힌 듯 적막감에 휩싸였습니다. 성의 윤곽만 어렴풋할 뿐 화려한 색상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급속한 공업화에 매진해 온 중국은 푸른 하늘을 잃었습니다. 고층 빌딩의 위용에 탄성을 자아내는 것도 잠시, 오염된 대기 속에서 사람들은 숨이 막힙니다. <인터뷰> 한쥔(운전 기사): "운전을 한 지 15년이 됐습니다. 그런데 15년 전과 지금은 무척 다르죠, 15년 전에는 공기가 이렇게 심각하게 오염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공업화가 되면서 오염도 심각해졌죠."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이산화탄소 최대 배출국으로 부상한 중국, 20년 후에는 중국의 에너지 수입량이 유럽연합 27개 국가의 수입량을 합한 것과 비슷해 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기존 에너지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다른 대안을 찾을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인터뷰> 후쩐베이(중국 사회과학원 경제학 박사): "5년 전까지만 해도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이 선전 문구로만 쓰였는데 지금은 다릅니다. 정부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기업에는 세금을 물리는 등의 강제적인 정책 시행을 통해 강력한 규제에 나섰습니다." 대규모 공업 도시 톈진으로 가는 길입니다. 시계 제로 상태에 가까울 정도로 창 밖은 늘 뿌옇습니다. 공장들의 에너지 원은 주로 석탄 열, 중앙 통제 센터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점검합니다. <녹취> 중앙통제센터 직원: "지금 스팀 분량을 시간당 1600 세제곱 미터로 제한하고 밸브의 열림 정도는 56.2%로 맞춰 놓았습니다." 석탄 열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업들의 생존 조건이 됐습니다. 중국 환경보호총국이 사업 허가를 취소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주젠총(LG DAGU 생산팀장): "화공 기업들을 포함해서 여러 기업들이 새로운 가열기나 열교환기 등을 사용해 스팀의 사용량을 절감하고 대기중으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함량을 최소화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국운을 걸 정도로 온 국력을 기울이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 중국이 내건 유치 조건은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를 보장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석탄을 때는 공장들은 지방으로 이전되고 있습니다. NGO 환경 단체들도 대대적인 계도에 나섰습니다. 승용차 자제, 에어컨 온도 낮추기, 비닐 가방 쓰지 않기 등이 구체적인 행동들입니다. <인터뷰> 먀오 샤오 의(베이징 올림픽 조직위 환경 고문): "앞으로 올림픽때까지 계속 조직위와 함께 생활 속에서의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방법을 확산 보급할 것이고 주민들이 사는 아파트 공간을 녹색화하기 위한 활동도 계속할 것입니다." 연인들은 바닷가에서 낭만을 꿈꾸며 미래를 얘기합니다. 녹색 바다와 푸른 하늘의 축복을 받은 청정 국가 싱가포르, 나라 자체가 하나의 정원을 연상케 합니다. <인터뷰> 코린 리(싱가포르 학생): "싱가포르는 무척 깨끗하고 아름다워요, 쇼핑하기에도 좋고 사람들도 아주 친절하죠." 피폐한 어촌에서 시작해 세계 해상 무역의 허브로 부상한 싱가포르, 오늘날 싱가포르의 번영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미래는 다를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미래는 오히려 이 바다로 인하여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창이 공항과 비즈니스 센터 등 싱가포르의 도심 시설은 겨우 해발 1, 2미터 높이에 있습니다. 이번 세기에 많게는 59센티 가량 지구 해수면이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인터뷰> 왕포포(싱가포르 국립대 지리학 교수): "1미터 이상 해수면이 올라가면 싱가포르는 지면이 매우 낮기 때문에 국토의 10%가 쉽게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주로 해안가 지역인데 사회 경제적으로 중요한 시설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거대한 기중기들이 동원된 마리나 지구의 제방 구축 사업, 담수화 호수를 만드는 것이 프로젝트의 단기적 목표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닷물을 막아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현재 해안의 80%는 견고하지만 불가피할 경우 2백 킬로미터 모든 해안에 제방을 쌓아야 한다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이미 연구 프로젝트가 착수됐습니다. <인터뷰> 리옹 쉐유이(싱가포르 국립대 열대 해양 과학연구소 교수): "프로젝트는 2년 동안 진행됩니다. 결과가 도출돼야 하고 해양에 미치는 영향, 염도, 홍수, 해수면 상승에 따른 범람 등이 연구 대상에 포함됩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으로 설계된 국립도서관, 올해부터는 모든 건물이 그린 마크 검사를 받아 에너지 효율 기준을 지켜야 합니다. 발전 부문도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천연 가스로 80% 이상을 전환했습니다. <인터뷰> 리 이유엔 히(싱가포르 환경청장): "정부 내 다섯 개 기관들이 협력해 에너지 효율 싱가포르 마스터 플랜을 개발해 실행합니다. 우리는 에너지 효율적인 방향으로 경제가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려는 것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대홍수와 폭염, 사막화, 생태계의 혼란.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은 이제 전 지구촌의 과제가 됐습니다. 프랑스가 올해부터 온실 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차량에는 중과세를, 친환경 차량에는 보너스를 주기로 한 것도 그 일환입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해 교토 의정서를 대체할 새 틀을 내년까지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화석 에너지에 더 이상 의존해서도 안 되고 의존할 수도 없는 것이 지금 지구가 처한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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