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대국 노리는 일본

입력 2008.02.0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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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 가운데 무궁무진한 청정에너지를 꼽으라면 바로 태양광 발전일 것입니다.

이미 40여 년 전부터 태양 전지 개발에 나섰던 일본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앞선 기술로 차세대 에너지 강국의 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에너지 기획 시리즈, 오늘은 그 네 번째 순서로 태양광 발전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김대회 특파원이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중부지방 미에현의 한 시청 청사 로비입니다. 바깥은 한겨울이지만 로비에는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습니다.

이 청사의 천장과 창문에는 반투명의 유리판에 모자이크 같은 것이 설치돼 있습니다. 태양광으로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태양 전지 모듈입니다.

<녹취> 시민: “태양광 발전인지 몰랐습니다.”

<녹취> 시민: “밝아서 아주 좋습니다. 자연의 빛이니까.”

태양광 발전은 태양전지 셀을 모아놓은 모듈 판이 태양 빛을 받은 다음 이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시스템입니다. 따라서 태양 전지 셀을 만드는 것이 핵심 기술입니다.

수년 동안 우주 공간에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인공위성도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일본은 전 세계 태양광 발전에서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습니다.

샤프와 교세라, 산요전기, 미쓰비시 전기 등 네 회사의 태양전지 제품이 세계 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에 세워진 교세라의 교토 본사 건물. 천 1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20층 높이의 이 건물은 건물 그 자체가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입니다.

교세라는 본사 건물에서 쓰는 전기의 12.5%를 태양광 발전으로 자체 충당하고 있습니다. 일본 중부 기후현에 있는 교세라의 태양전지 공장입니다.

교세라는 이 공장에서 태양광 발전의 핵심 부품인 이 태양전지 셀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교세라는 올해와 내년에 200억 엔을 투자해 셀 생산량을 현재의 세 배로 늘리는 투자계획을 확정해 놓고 있습니다. 이미 체코와 멕시코 중국 등 세 곳에 현지 공장을 세워 태양 전지 모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히사(교세라 태양전지 본부장): “석유를 가진 나라는 일부입니다. 모든 나라가 석유를 사고 있지 않습니까. 이 같은 일이 대체 에너지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이죠.”

문제는 태양광 발전에 드는 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태양 빛을 받아들이는 모듈 판의 효율을 높여야 하고 새로운 재료를 개발해 셀의 생산단가를 싸게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샤프가 개발한 '집광형'이란 차세대 태양전지 시스템입니다. 모듈 판에 렌즈를 달았고 그 렌즈 아래에 수 밀리미터에 불과한 아주 작은 칩을 넣었습니다.

렌즈와 칩이 보통 햇볕의 수천 배가 넘는 일광을 집중해 효율을 극대화 시켰습니다. 또 햇볕을 받는 패널 판의 각도도 자동 조절할 있도록 했습니다.

<인터뷰> 사가(샤프 태양광 개발센터장): “태양광 발전은 일본이 세계 1위를 지켜야 합니다. 자신 있습니다.”

기업 뿐아니라 대학도 태양전지 연구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오사카 대학은 자연 에너지에 그렇게 주목하지 않았던 지난 1981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대학 안에 태양광 에너지 연구 센터를 설립했습니다.

<인터뷰> 마쯔무라(오사카 대학 교수): “회사는 싸게 대량생산하는 기술 연구가 중심이지만 대학은 장래의 기술이나 새로운 재료, 지금까지 사용되지 않은 것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쓰쿠바시에 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정식 연구원만 2600명에 이르는 정부 산하의 이 연구소는 지난 2004년 건물의 옥상이나 주차장 지붕 등 여러 곳에 일본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이 연구소 전체의 소비 전력에서 태양광 발전의 비율이 실시간으로 표시되는데 높을 때는 7%를 넘고 있습니다. 그러나 KBS의 취재 요청은 거절했습니다.

<녹취> 태양광 발전 연구센터: “일본 언론은 괜찮습니만 해외 언론 특히 TV 취재는 다르기 때문에...”

한국 강원도에서 풍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 최대의 이 풍력 발전 회사는 풍력이 아닌 태양광으로 발 빠르게 한국에 진출했습니다.

전라북도 순창에 짓고 있는 태양광 발전소는 오는 6월부터 발전을 시작해 전기의 전량을 한국전력 거래소에 판매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우사미(유러스 에너지 실장): “태양광은 풍력과 같은 절차로 가능한 것으로 보고 여러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한국에 일사량이 매우 많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12년 전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한 바바 씨는 초기 부담이 컸지만 지구 환경을 지키는데 공헌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있습니다.

바바 씨 집에는 두 개의 계량기가 있습니다. 왼쪽 것은 태양광 발전이 되지 않는 야간에 보통의 가정처럼 쓰는 전기 계량기이고 오른쪽은 자기 집에서 쓰고 남는 태양광 전기를 전력회사에 파는 계량기입니다.

<녹취> 바바9도쿄도 하치오지시): “집에서 발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현재 40만 가구가 개인 주택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초기 설치 비용이 비싸 누구나 선뜻 나서질 못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에너지는 안전하면서도 무궁무진한 자원이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입니다.

태양전지를 만드는 업체들은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하는 전기가 현재의 전력 요금과 큰 차이가 없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쯔무라(오사카대학 교수): “태양광 발전은 여러 연구로 요금이 싸지는 반면 유가가 오르면 현재의 전력 요금이 비싸져 어느 시점에서는 역전이 될 것입니다.”

현재는 인류가 쓰고 있는 에너지 가운데 태양광 발전은 0.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값싼 재료가 등장해 태양전지 모듈을 싸게 공급하게 되면 상상을 초월하는 시장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또 지구 온난화 문제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 자연 재생 에너지를 쓰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 생길 것입니다.

태양광 발전을 놓고 벌이는 각국의 미래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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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광 발전대국 노리는 일본
    • 입력 2008-02-03 08:56:08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 가운데 무궁무진한 청정에너지를 꼽으라면 바로 태양광 발전일 것입니다. 이미 40여 년 전부터 태양 전지 개발에 나섰던 일본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앞선 기술로 차세대 에너지 강국의 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에너지 기획 시리즈, 오늘은 그 네 번째 순서로 태양광 발전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김대회 특파원이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중부지방 미에현의 한 시청 청사 로비입니다. 바깥은 한겨울이지만 로비에는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습니다. 이 청사의 천장과 창문에는 반투명의 유리판에 모자이크 같은 것이 설치돼 있습니다. 태양광으로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태양 전지 모듈입니다. <녹취> 시민: “태양광 발전인지 몰랐습니다.” <녹취> 시민: “밝아서 아주 좋습니다. 자연의 빛이니까.” 태양광 발전은 태양전지 셀을 모아놓은 모듈 판이 태양 빛을 받은 다음 이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시스템입니다. 따라서 태양 전지 셀을 만드는 것이 핵심 기술입니다. 수년 동안 우주 공간에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인공위성도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일본은 전 세계 태양광 발전에서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습니다. 샤프와 교세라, 산요전기, 미쓰비시 전기 등 네 회사의 태양전지 제품이 세계 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에 세워진 교세라의 교토 본사 건물. 천 1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20층 높이의 이 건물은 건물 그 자체가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입니다. 교세라는 본사 건물에서 쓰는 전기의 12.5%를 태양광 발전으로 자체 충당하고 있습니다. 일본 중부 기후현에 있는 교세라의 태양전지 공장입니다. 교세라는 이 공장에서 태양광 발전의 핵심 부품인 이 태양전지 셀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교세라는 올해와 내년에 200억 엔을 투자해 셀 생산량을 현재의 세 배로 늘리는 투자계획을 확정해 놓고 있습니다. 이미 체코와 멕시코 중국 등 세 곳에 현지 공장을 세워 태양 전지 모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히사(교세라 태양전지 본부장): “석유를 가진 나라는 일부입니다. 모든 나라가 석유를 사고 있지 않습니까. 이 같은 일이 대체 에너지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이죠.” 문제는 태양광 발전에 드는 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태양 빛을 받아들이는 모듈 판의 효율을 높여야 하고 새로운 재료를 개발해 셀의 생산단가를 싸게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샤프가 개발한 '집광형'이란 차세대 태양전지 시스템입니다. 모듈 판에 렌즈를 달았고 그 렌즈 아래에 수 밀리미터에 불과한 아주 작은 칩을 넣었습니다. 렌즈와 칩이 보통 햇볕의 수천 배가 넘는 일광을 집중해 효율을 극대화 시켰습니다. 또 햇볕을 받는 패널 판의 각도도 자동 조절할 있도록 했습니다. <인터뷰> 사가(샤프 태양광 개발센터장): “태양광 발전은 일본이 세계 1위를 지켜야 합니다. 자신 있습니다.” 기업 뿐아니라 대학도 태양전지 연구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오사카 대학은 자연 에너지에 그렇게 주목하지 않았던 지난 1981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대학 안에 태양광 에너지 연구 센터를 설립했습니다. <인터뷰> 마쯔무라(오사카 대학 교수): “회사는 싸게 대량생산하는 기술 연구가 중심이지만 대학은 장래의 기술이나 새로운 재료, 지금까지 사용되지 않은 것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쓰쿠바시에 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정식 연구원만 2600명에 이르는 정부 산하의 이 연구소는 지난 2004년 건물의 옥상이나 주차장 지붕 등 여러 곳에 일본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이 연구소 전체의 소비 전력에서 태양광 발전의 비율이 실시간으로 표시되는데 높을 때는 7%를 넘고 있습니다. 그러나 KBS의 취재 요청은 거절했습니다. <녹취> 태양광 발전 연구센터: “일본 언론은 괜찮습니만 해외 언론 특히 TV 취재는 다르기 때문에...” 한국 강원도에서 풍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 최대의 이 풍력 발전 회사는 풍력이 아닌 태양광으로 발 빠르게 한국에 진출했습니다. 전라북도 순창에 짓고 있는 태양광 발전소는 오는 6월부터 발전을 시작해 전기의 전량을 한국전력 거래소에 판매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우사미(유러스 에너지 실장): “태양광은 풍력과 같은 절차로 가능한 것으로 보고 여러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한국에 일사량이 매우 많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12년 전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한 바바 씨는 초기 부담이 컸지만 지구 환경을 지키는데 공헌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있습니다. 바바 씨 집에는 두 개의 계량기가 있습니다. 왼쪽 것은 태양광 발전이 되지 않는 야간에 보통의 가정처럼 쓰는 전기 계량기이고 오른쪽은 자기 집에서 쓰고 남는 태양광 전기를 전력회사에 파는 계량기입니다. <녹취> 바바9도쿄도 하치오지시): “집에서 발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현재 40만 가구가 개인 주택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초기 설치 비용이 비싸 누구나 선뜻 나서질 못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에너지는 안전하면서도 무궁무진한 자원이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입니다. 태양전지를 만드는 업체들은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하는 전기가 현재의 전력 요금과 큰 차이가 없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쯔무라(오사카대학 교수): “태양광 발전은 여러 연구로 요금이 싸지는 반면 유가가 오르면 현재의 전력 요금이 비싸져 어느 시점에서는 역전이 될 것입니다.” 현재는 인류가 쓰고 있는 에너지 가운데 태양광 발전은 0.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값싼 재료가 등장해 태양전지 모듈을 싸게 공급하게 되면 상상을 초월하는 시장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또 지구 온난화 문제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 자연 재생 에너지를 쓰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 생길 것입니다. 태양광 발전을 놓고 벌이는 각국의 미래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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