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풍력발전 슈퍼파워 꿈꾼다

입력 2008.01.2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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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화석 에너지에 의존한 인류 문명의 발전이 중대 기로에 처한 지금, 세계 각국은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 특히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친환경에너지원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습니다.

높은 경제 성장세 속에 에너지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인도의 경우 풍력발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이미 전체 발전 총량의 7.5%를 풍력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인도가 2020년까지는 그 비중을 2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신년 기획시리즈, 오늘은 그 세 번째 순서로 풍력발전 슈퍼파워를 꿈꾸는 인도의 사례를 이재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양과 아라비아 해를 마주보고 있는 인도 땅의 최남단 칸야쿠마리... 힌두교의 성지이자 천혜의 관광지이던 이곳이 친환경에너지의 산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해안을 벗어나 북쪽으로 길을 돌리자, 풍력발전기가 하나 둘씩 나타나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거대한 풍차의 숲이 펼쳐집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 단지인 이곳에서는 600여개의 풍력 발전기가 각각 250킬로와트의 전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한 개의 풍력발전기에서 만들어지는 전기는 줄잡아 천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양입니다.

이 지역에는 8개월 동안은 남서풍이 2개월 동안 북서풍이 붑니다. 바람이 없는 몬순기간 2개월 제외하고 1년에 10개월 동안 풍력발전기는 24기간 가동됩니다.

바람의 운동에너지는 아파트 11층 높이에 달려 있는 날개를 통해 기계의 회전력으로 바뀌고 이 회전력은 다시 전기에너지가 됩니다.

<인터뷰> 고팔(무판달 풍력단지 기술자) : "바람 방향이 바뀌면 센서가 날개 방향을 자동으로 맞춥니다."

풍력발전단지 인근에는 변전소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곳으로 모인 풍력 전기는 다른 변전소나 인근의 공장, 마을로 공급됩니다.

<인터뷰> 쿠마리(변전소 기술자) : "24시간 가동되는 변전소이기 때문에 휴일 없이 교대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7천여 가구가 사는 이 마을은 인근 풍력발전단지에서 만드는 전기를 쓰고 있습니다. 가구당 한 달에 우리 돈 약 5,6천원의 값싼 전기료도 장점이지만, 풍력발전 덕분에 전기가 끊어지는 일이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콜라판(주민) : "텔레비전, 분쇄기, 물 펌프를 쓰는데 풍력전기로 충분합니다."

칸야쿠마리가 속해 있는 타밀나두 주의 풍력발전 용량은 3천6백 메가와트, 28개 주로 구성된 인도 전체 풍력 발전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 위상을 갖고 있습니다. 타밀나두 주는 1990년대 중반 인도양과 아라비아 해에서 불어오는 풍부한 바람을 자원화 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서, 지금은 주 전체 전기소비의 15%에서 20%를 바람에너지로 조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쇼크(타밀나두 주 풍력발전국장) : "풍력발전 비중을 5년 안에 5% 더 늘리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7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해안선을 가진 인도에서, 풍력발전은 이제 마하라슈트라주, 라자스탄주, 카르나타카 주 등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광대한 해안을 갖고 있다는 지리적 여건에, 이런 자연 조건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더해지면서 인도는 빠르게 풍력발전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타밀나두 주에 있는 한 방적공장입니다. 한해 1400 톤의 실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자체 보유하고 있는 4개의 풍력발전기를 통해, 모든 기계를 돌립니다. 시설비 약 5억 원은, 정부가 전액 대줬습니다. 덕분에 깨끗한 에너지를 쓴다는 자부심과 함께, 한 달 약 천8백만원의 전기료도 아끼게 됐습니다.

<인터뷰> 판디안(공장장) : "깨끗한 에너지를 쓰고 있어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관련 기술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정부 산하 연구소도 풍력발전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인도 전역을 대상으로 가능성 있는 지역을 찾아내는 것을 비롯해, 터빈 기술의 개량, 효율적 시스템 개발 등, 풍력발전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하거나 관련 장비를 만드는 기업에 대해 시설비 지원부터, 80%의 법인세 감면, 대출 지원 등의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 지원에 힘입어, 15년 전 54메가와트에 불과하던 인도의 풍력발전 용량은, 지금은 그 130배가 넘는 7천2백 메가와트로 늘었습니다. 전통적 풍력발전 강국인 독일, 스페인, 미국의 뒤를 이어 세계 4위입니다.

정부의 강력한 장려책에 힘입어, 지금도 곳곳에서는 풍력발전기가 설치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탄다파니(풍력발전기 업체 직원) : "풍력발전기 5,6천개가 건설 중입니다. 새로운 업체가 이곳에 대거 몰려올 것입니다."

인도 정부는 현재 전체 발전 총량의 7.5%를 차지하는 풍력발전의 비중을, 2010년까지 10%, 2020년까지 2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풍력발전의 비중이 1%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야심찬 풍력발전 프로젝트라고 할 만 합니다.

<인터뷰> 수구마르(MCC대학 교수) : "성장세로 보나 풍부한 자연 조건을 보나 인도가 1위로 올라설 것입니다."

인도의 풍력발전 잠재력은 현재 용량의 6배인 4만5천 메가와트로 추정됩니다. 11억 인구 인도에서 전체 전기 소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이입니다. 바람은 자연이 준 선물이지만, 이 선물의 가치를 깨달은 인도 정부는, 개발도상국도 친환경에너지의 최고 강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1세기 경제 슈퍼파워와 함께 풍력발전의 슈퍼파워를 꿈꾸는 인도, 인도의 실험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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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풍력발전 슈퍼파워 꿈꾼다
    • 입력 2008-01-27 07:09:07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화석 에너지에 의존한 인류 문명의 발전이 중대 기로에 처한 지금, 세계 각국은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 특히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친환경에너지원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습니다. 높은 경제 성장세 속에 에너지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인도의 경우 풍력발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이미 전체 발전 총량의 7.5%를 풍력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인도가 2020년까지는 그 비중을 2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신년 기획시리즈, 오늘은 그 세 번째 순서로 풍력발전 슈퍼파워를 꿈꾸는 인도의 사례를 이재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양과 아라비아 해를 마주보고 있는 인도 땅의 최남단 칸야쿠마리... 힌두교의 성지이자 천혜의 관광지이던 이곳이 친환경에너지의 산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해안을 벗어나 북쪽으로 길을 돌리자, 풍력발전기가 하나 둘씩 나타나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거대한 풍차의 숲이 펼쳐집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 단지인 이곳에서는 600여개의 풍력 발전기가 각각 250킬로와트의 전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한 개의 풍력발전기에서 만들어지는 전기는 줄잡아 천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양입니다. 이 지역에는 8개월 동안은 남서풍이 2개월 동안 북서풍이 붑니다. 바람이 없는 몬순기간 2개월 제외하고 1년에 10개월 동안 풍력발전기는 24기간 가동됩니다. 바람의 운동에너지는 아파트 11층 높이에 달려 있는 날개를 통해 기계의 회전력으로 바뀌고 이 회전력은 다시 전기에너지가 됩니다. <인터뷰> 고팔(무판달 풍력단지 기술자) : "바람 방향이 바뀌면 센서가 날개 방향을 자동으로 맞춥니다." 풍력발전단지 인근에는 변전소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곳으로 모인 풍력 전기는 다른 변전소나 인근의 공장, 마을로 공급됩니다. <인터뷰> 쿠마리(변전소 기술자) : "24시간 가동되는 변전소이기 때문에 휴일 없이 교대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7천여 가구가 사는 이 마을은 인근 풍력발전단지에서 만드는 전기를 쓰고 있습니다. 가구당 한 달에 우리 돈 약 5,6천원의 값싼 전기료도 장점이지만, 풍력발전 덕분에 전기가 끊어지는 일이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콜라판(주민) : "텔레비전, 분쇄기, 물 펌프를 쓰는데 풍력전기로 충분합니다." 칸야쿠마리가 속해 있는 타밀나두 주의 풍력발전 용량은 3천6백 메가와트, 28개 주로 구성된 인도 전체 풍력 발전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 위상을 갖고 있습니다. 타밀나두 주는 1990년대 중반 인도양과 아라비아 해에서 불어오는 풍부한 바람을 자원화 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서, 지금은 주 전체 전기소비의 15%에서 20%를 바람에너지로 조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쇼크(타밀나두 주 풍력발전국장) : "풍력발전 비중을 5년 안에 5% 더 늘리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7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해안선을 가진 인도에서, 풍력발전은 이제 마하라슈트라주, 라자스탄주, 카르나타카 주 등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광대한 해안을 갖고 있다는 지리적 여건에, 이런 자연 조건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더해지면서 인도는 빠르게 풍력발전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타밀나두 주에 있는 한 방적공장입니다. 한해 1400 톤의 실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자체 보유하고 있는 4개의 풍력발전기를 통해, 모든 기계를 돌립니다. 시설비 약 5억 원은, 정부가 전액 대줬습니다. 덕분에 깨끗한 에너지를 쓴다는 자부심과 함께, 한 달 약 천8백만원의 전기료도 아끼게 됐습니다. <인터뷰> 판디안(공장장) : "깨끗한 에너지를 쓰고 있어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관련 기술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정부 산하 연구소도 풍력발전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인도 전역을 대상으로 가능성 있는 지역을 찾아내는 것을 비롯해, 터빈 기술의 개량, 효율적 시스템 개발 등, 풍력발전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하거나 관련 장비를 만드는 기업에 대해 시설비 지원부터, 80%의 법인세 감면, 대출 지원 등의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 지원에 힘입어, 15년 전 54메가와트에 불과하던 인도의 풍력발전 용량은, 지금은 그 130배가 넘는 7천2백 메가와트로 늘었습니다. 전통적 풍력발전 강국인 독일, 스페인, 미국의 뒤를 이어 세계 4위입니다. 정부의 강력한 장려책에 힘입어, 지금도 곳곳에서는 풍력발전기가 설치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탄다파니(풍력발전기 업체 직원) : "풍력발전기 5,6천개가 건설 중입니다. 새로운 업체가 이곳에 대거 몰려올 것입니다." 인도 정부는 현재 전체 발전 총량의 7.5%를 차지하는 풍력발전의 비중을, 2010년까지 10%, 2020년까지 2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풍력발전의 비중이 1%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야심찬 풍력발전 프로젝트라고 할 만 합니다. <인터뷰> 수구마르(MCC대학 교수) : "성장세로 보나 풍부한 자연 조건을 보나 인도가 1위로 올라설 것입니다." 인도의 풍력발전 잠재력은 현재 용량의 6배인 4만5천 메가와트로 추정됩니다. 11억 인구 인도에서 전체 전기 소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이입니다. 바람은 자연이 준 선물이지만, 이 선물의 가치를 깨달은 인도 정부는, 개발도상국도 친환경에너지의 최고 강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1세기 경제 슈퍼파워와 함께 풍력발전의 슈퍼파워를 꿈꾸는 인도, 인도의 실험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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