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를 한국프로야구 우승팀으로 이끈 류중일 감독이 "아시아 4개국 프로야구 챔프끼리 격돌하는 아시아시리즈에서 우승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류 감독은 23일 타이완 타이중에서 열린 4개국 감독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대표해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우승컵을 들고 한국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한양대 재학시절과 국가대표로 뛰던 때 타이완에서 전지훈련을 많이 치러 낯설지 않다"면서 "25년 만에 타이완에 왔는데 기쁘고 반갑다"고 친근감을 나타냈다.
류 감독은 일본 대표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대해 "투수력과 조직력이 강한 팀으로 알고 있다. 주전 선수 몇 명이 빠졌지만 그래도 강한 팀이라고 여긴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소프트뱅크와 결승에서 한·일전을 치르고자 류 감독은 지난 16일간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짠 마운드 운용 구상을 밝혔다.
류 감독은 "25일 호주 대표인 퍼스 히트와의 경기에는 왼손 장원삼을 선발로 내보내고 27일 타이완 대표인 퉁이 라이온스와의 풀리그 마지막 경기에는 컨디션이 가장 좋은 배영수를 마운드에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26일 소프트뱅크와의 리그 경기에서는 1차전 결과에 따라 투수를 결정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풀리그 1·2위가 맞붙는 결승에 오르려면 삼성은 퍼스 히트와 퉁이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류 감독은 리그전에서 소프트뱅크에 패하더라도 두 팀을 꼭 물리치고자 장원삼과 배영수를 필승카드로 택했다.
프로야구 정류리그와 한국시리즈를 잇달아 제패한 삼성은 아시아시리즈까지 제패하려고 지난 6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실전과 똑같은 훈련을 치르며 16일간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세 차례 청백전을 벌였고, 선수들의 컨디션은 정규리그 때와 비슷하다고 류 감독은 설명했다.
류 감독은 "차우찬·윤성환과 저스틴 저마노, 더그 매티스 등 주축 투수들이 이번 대회에 결장해 걱정스럽다"면서 "소프트뱅크도 정상 전력이 아닌 만큼 한번 붙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사흘 전 끝난 일본시리즈에서 소프트뱅크에 8년 만에 우승컵을 안긴 아키야마 고지 감독은 "주전들이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해 아쉽지만 정규리그 때와 똑같은 자세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과 퉁이는 상당히 강한 팀으로 알고 있다. 아시아시리즈도 국제 경기인 만큼 일본 대표로서 끝까지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루원셩 퉁이 감독은 "세 번째 출전하는 아시아시리즈에서 한국과 일본의 강팀과 격돌하게 돼 영광"이라고 전의를 다졌다.
지난해에 프로리그가 출범한 호주의 브루크 나이트 감독은 "호주가 아시아의 야구를 배울 기회로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2005년 출범해 2008년까지 4년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됐던 아시아시리즈는 저조한 흥행 탓에 2009~2010년에는 열리지 않았고, 올해 3년 만에 부활했다.
총상금 11억원(3천만 타이완달러)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우승팀은 절반인 5억5천만원(1천500만 타이완달러)을 가져가고 준우승팀은 3억6천만원(1천만 타이완달러)을 받는다.
삼성은 24일 오후 12시(한국시간)부터 두 시간 동안 적응훈련을 치르고 25일 오후 1시(한국시간) 타이중 인터컨티넨털구장에서 퍼스 히트와 1차전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