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4개국 프로야구 챔피언 결정전인 아시아시리즈 개막을 앞둔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25일 호주와의 경기에서 초반부터 흔들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류 감독은 24일 타이완 타이중의 인터컨티넨털구장에서 적응 훈련을 마친 뒤 "뛰는 야구로 호주 마운드를 괴롭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우리는 투수들의 퀵 모션이 빨라 주자들이 도루하기 쉽지 않지만 호주나 미국의 투수들은 퀵 모션이 느려 기회가 되면 언제든 1루에서 2루를 훔칠 수 있다"며 기동력에 기대를 나타냈다.
퀵 모션은 주자가 도루하는 것을 막고자 투수가 와인드업 없이 셋포지션에서 재빨리 던지는 동작을 일컫는다.
류 감독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팀들이 상대팀의 정보를 충분히 알지 못하는 만큼 초반 주도권 싸움이 중요하다고 판단, 주전 타자들의 3분의 2 이상이 자유롭게 뛸 수 있는 빠른 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2006년·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의 코치로 나섰던 류 감독은 "감독으로서는 국제대회가 처음이지만 여러 차례 대회를 겪으면서 이기는 방법은 알고 있다"며 한국 팀으로 이 대회에서 첫 우승컵을 들러올리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류 감독은 25일 호주와의 첫 경기에 장원삼을 선발로 투입한 뒤 정인욱을 두 번째 투수로 대기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정인욱이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일본 오키나와에서 대회를 준비하면서 여기에 맞춰 훈련을 시켰다"며 정인욱이 '조커'로 삼성 마운드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했다.
류 감독은 "호주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 첫 경기에서 이긴다면 소프트뱅크 호크스(일본)보다는 퉁이 라이온스(타이완)가 아무래도 약하기에 27일 퉁이와의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아울러 밝혔다.
공인구인 미즈노사의 공에 대해 류 감독은 "공의 반발력은 확실히 우리 공인구보다 떨어지고 실밥도 더 굵은 것 같다"며 투수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