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플레이오프(PO)에서 '난적' 포항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울산의 김호곤(60) 감독은 "천국과 지옥을 모두 다녀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2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의 원정 경기에서 두 차례 페널티킥을 막아내고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얻는 보기 드문 경험을 하면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울산은 전반 7분과 전반 23분에 포항에 잇달아 페널티킥을 내줬지만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김영광을 대신 나선 백업 골키퍼 김승규가 두 번의 페널티킥을 모두 막아내는 '슈퍼 세이브'로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두 차례 페널티킥 위기를 넘긴 울산은 공교롭게도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뽑아내 챔피언결정전 진출과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 "경기 초반부터 페널티킥이 나오면서 당황했지만 선수들이 잘 지켜냈다"며 "말 그대로 경기 내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6강 PO부터 FC서울과 수원, 포항까지 K리그를 대표하는 팀들을 차례로 꺾은 비결에 대해 "세 팀 모두 공격이 뛰어난 팀이어서 선수들에게 주요 공격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내주지 말아야 한다고 얘기했다. 여기에 협력수비까지 빛나면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챔피언십(6강 PO~챔피언결정전)에서 유달리 전력이 향상됐다는 평가에 대해선 "감독이 특별히 한 것은 없다. 그저 6강 PO 직전에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잘못된 점과 부족했던 점을 얘기해 준 게 전부"라며 "선수들이 잘 해줬다. 감독으로서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며 소통했던 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오는 30일과 내달 4일 예정된 정규리그 1위 전북과의 챔피언결정전 각오에 대해 "선수들이 편한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3경기를 잇달아 치르면서 체력적으로도 어려운 상태"라며 "전북은 이동국을 필두로 에닝요와 루이스, 서정진 등 공격진의 위력이 대단하다. 홈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