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포항은 다릅니다."(전북 최강희 감독), "결승전까지 왔으니 편한 마음으로 마음껏 실력을 보여주겠습니다."(울산 김호곤 감독)
프로축구 K리그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 자리를 놓고 ’현대가(家) 다툼’을 펼치게 됐다.
정규리그 1위 전북은 정규리그 6위로 챔피언십(6강 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에 진출, FC 서울과 수원 삼성, 포항 스틸러스를 잇달아 물리친 울산과 오는 30일(18시10분·울산문수구장)과 내달 4일(13시30분·전주월드컵경기장)에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을 치른다.
전북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69골을 넣어 경기당 평균 2.3골의 무서운 공격력을 앞세워 16개 구단 중에서 최다득점을 달성했다. 이 때문에 올해 전북의 별명은 ’닥치고 공격’을 줄인 ’닥공’이었다.
울산 역시 정규리그에서 단 29실점(경기당 0.97 실점)에 그쳐 전남과 함께 최소실점 공동 1위에 올랐다. 말 그대로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창과 방패’의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전북 최강희 감독 ’멈추지 않는 닥공’ = 전북 최 감독은 26일 울산-포항전을 보고 나서 "울산에 운이 많이 따르고 있다"며 "정규리그 때는 기복이 심하더니 챔피언십에서 보면 공수의 밸런스가 뛰어나다"고 경계했다.
그는 "김호곤 감독이 PO 준비를 잘했다. 공수전환이 빨라졌다"며 "중원에서 고슬기-이호-에스티벤이 수비 조율을 잘해주고 있다. 수비적으로 안정되면서 단기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최 감독은 한치의 물러섬 없는 공격적인 축구를 공약했다.
최 감독은 "우리는 포항하고 다르다. 전북은 소극적으로 경기를 하면 오히려 경기력이 떨어진다"며 "1차전을 원정으로 치르지만 절대 물러설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전북은 울산의 196㎝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같은 키의 수비수 심우연에게 마크를 맡기기로 했다.
김신욱이 주로 2선에서 뛰면서 동료에게 공격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만큼 최 감독은 수비수들에게 그런 특징을 주지시키기로 했다.
또 올해 ’제3의 전성기’인 이동국(16골-15도움)도 종아리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돼 현재 80~90%까지 컨디션을 회복, 울산 격파의 선봉을 맡기로 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 모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의 아픔을 완전히 극복해 정신적인 재무장을 마쳤다"며 "비록 25일 만에 실전에 나서게 되지만 아무 문제가 없다. 이동국도 부상 회복과 재계약 완료로 최상의 컨디션"이라고 설명했다.
◇울산 김호곤 감독 ’소통의 축구’ = 챔피언십에 나선 김 감독은 상대팀 공격수의 활동 범위를 축소시키는 전술을 승리의 키워드로 내세웠고, 서울-수원-포항을 차례로 무너뜨리면서 전술의 효과를 제대로 봤다.
김 감독이 내서운 전술의 핵심은 협력 수비다.
중원에서 고슬기-에스티벤-이호의 삼각 편대와 이재성-곽태휘의 ’태극전사 중앙수비’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공간을 점령, 상대의 침투를 막고 재빠른 역습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런 전술이 제대로 먹혀들면서 울산은 빠른 공수전환을 통해 챔피언십 3경기 연속 선제골을 넣고 승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챔피언십을 앞두고 정규리그에서 잘못되거나 부족했던 점을 선수들에게 얘기해 줬다"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감독이 하는 역할은 선수들과 대화하면서 소통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전술이해도가 높아지면서 감독이 특별히 지시하지 않아도 선수들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내고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게 될 전북은 지금까지 맞붙은 팀과 다르다. 최전방의 이동국을 필두로 에닝요, 루이스, 서정진 등 K리그에서 내로라하는 공격 자원이 넘친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이제는 체력적으로도 힘든 상황"이라며 "기왕 결승까지 왔으니 편한 마음으로 마음껏 최선을 다해달라고 선수들에게 얘기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