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울산 챔프 결정전 ‘현대家 격돌!’

입력 2011.11.28 (13:33)

수정 2011.11.2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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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개월 동안 초록 그라운드에서 뜨거운 땀방울을 쏟아낸 프로축구 K리그가 마침내 올해 ’축구 농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챔피언결정전을 펼친다.



올해 정규리그 1위 전북 현대와 정규리그 6위 울산 현대는 오는 30일(오후 6시10분·울산문수구장)과 내달 4일(오후 1시30분·전주월드컵경기장)에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을 통해 올해 챔피언 트로피의 주인공을 결정한다.



전북은 올해 ’닥치고 공격(닥공)’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2009년 이후 2년 만에 우승 트로피 탈환에 나선다.



이에 맞서는 울산은 2005년 이후 6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명가 재건’의 기치를 앞세우고 있다. 공교롭게도 전북은 현대자동차가, 울산은 현대중공업이 각각 모기업이어서 ’현대家 자존심 대결’로도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울산 ’창대 창의 대결’ 



전북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69골을 넣어 경기당 평균 2.3골의 무서운 공격력을 앞세워 16개 구단 중에서 최다득점을 달성했다. 덕분에 ’닥치고 공격’을 줄인 ’닥공’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반대로 울산은 정규리그에서 단 29실점(경기당 0.97 실점)에 그쳐 전남과 함께 최소실점 공동 1위에 올랐다. 정규리그의 성적만 따지면 ’창과 방패’의 양상으로 비친다.



하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양상은 ’창과 방패’가 아닌 ’창대 창’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챔피언십(6강 PO~챔피언결정전)에서 서울-수원-포항을 차례로 무너뜨린 울산은 3경기 동안 5득점-2실점의 안정된 공수 밸런스를 유지했다. 방패 역할만 잘한 게 아니라 창끝까지 매서워진 것.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1.1골에 머무른 울산은 챔피언십에서 경기당 평균 1.7골로 공격력을 끌어올리면서 실점은 경기당 0.67골로 정규리그 때보다 더 낮아졌다.



공격보다 수비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은 전북으로선 경계할 수밖에 없는 수치다.



◇김호곤-최강희 ’사제대결’ 



1983년 프로에 데뷔한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듬해 창단한 울산으로 이적했다. 당시 울산의 창단 코치가 바로 김호곤 감독이었다. 첫 인연이 제자와 코치였던 것.



이 때문에 김 감독은 28일 미디어데이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제자가 최강희 감독이다. 내가 직접 스카우트에 나섰다"며 "현역 시절 입에서 거품이 나도록 열심히 뛰던 선수였다. 지도자로 성장해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법. 최 감독은 김 감독을 상대로 K리그 무대에서 7차례 맞대결을 펼쳐 4승2무2패로 앞서 있다.



게다가 최 감독은 2009년 전북을 챔피언으로 이끌면서 ’스승’도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K리그 챔피언 달성의 기쁨을 맛봤다.



◇’경기력 회복 VS 체력 회복’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전북이지만 악재도 있다.



전북은 지난 5일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패하고 난 뒤 이번 챔피언결정전 1차전까지 무려 25일 동안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전북의 핵심 과제는 경기력 회복이다. 더구나 올해 16골-15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이동국은 대표팀 발탁과 재계약 문제, 종아리 부상이 이어지면서 막판 컨디션 난조에 고생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이동국은 재계약을 마무리하고 정상훈련에 나서면서 컨디션을 80~90%까지 회복했다"며 "선수들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의 악몽에서 깨어나 새롭게 정신무장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는 울산의 화두는 ’체력 회복’이다.



울산은 지난 19일 서울과의 6강 PO를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쳤다. 23일 수원과의 준PO는 연장전에 승부차기까지 치르느라 체력 누수가 심했다.



김 감독은 "짧은 기간에 3경기에 나서면서 선수들이 피곤해하고 있다"며 "하지만 선수들이 결승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뻐하고 있다. 빠른 역습으로 전북의 뒷공간을 노리겠다"고 강조했다.



◇’낯선’ 규정과 경기시간



올해 챔피언결정전은 처음으로 원정다득점 제도가 도입돼 비록 원정에서 지더라도 골을 넣는 게 중요한 요소가 됐다.



1차전을 원정으로 치르는 최 감독은 "원정에서 골을 넣으면 홈에서 전술적으로 유리하게 된다"며 "무엇보다 선수들이 평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킥오프 시간도 1차전은 오후 6시10분이고, 2차전은 오후 1시30분이다. 무엇보다 2차전 킥오프 시간이 양 팀 모두에 낯설기만 하다.



김 감독은 "2차전 경기 시간은 승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선수들이 그동안 K리그에서 해왔던 경기 리듬에 변화가 생기게 됐다"며 "최근 3연전을 치르느라 피곤한데 회복할 시간마저 줄어든 셈"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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