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캠프 사고가 난 공주사대부고 눈물바다

입력 2013.07.19 (13:04)

수정 2013.07.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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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캠프가 끝나면 오늘부터 방학이라 들떠 있었는데…"

19일 충남 공주사대부고 운동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해병대 캠프에서 5명의 친구를 잃고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은 타고온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고, 일부 학생들은 마중을 나온 부모님을 보고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학부모들은 운동장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안전을 확인했고, 교사들도 무사히 돌아온 학생들 한 명 한 명 얼굴을 확인하며 위로했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과 같은 반 친구들은 교실에 들어가 텅 빈 책상에 엎드려 흐느껴 울거나 창밖을 한참 바라보며 친구의 빈자리를 애석해했다.

교실에 들어와 친구를 잃었단 사실을 다시 확인한 일부 학생들은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한 학부모는 "사고를 낸 사람들을 형사처벌하고 책임자를 반드시 문책해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교사들의 안내로 학생들은 서둘러 짐을 챙겨 학교를 나갔고 학생들이 떠난 교실은 적막감이 흘렀다.

애초 이날 오전 여름 방학식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학교 측은 행사를 취소하고 전교생을 이날 아침 귀가조치했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터라 학생들은 항상 함께 지냈다고 교사들은 전했다.

이종현 생활지도교사는 "애들이 방학을 앞두고 들떠 있었는데 너무 갑작스럽고 참담해서 말이 나오질 않는다"며 "애들이 항상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해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 충격이 크다"고 걱정했다.

학생들이 모두 돌아가고 교장실에 마련된 사고대책반에 모인 교사들은 연방 한숨을 쉬며 양손을 꽉 잡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교사는 사고 후 사태를 신속하게 전하지 않은 해병대캠프 교관들에게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교사는 "교장선생님이 사고 당시 아이들 격려차 훈련장 바로 옆 숙소에 머물고 있었는데도 사고소식을 전달하지 않았다"며 "교관들이 판단을 잘못하고 자체적으로 수습하려다 일이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돌아가고 잠시 시간이 지나서 사고대책반으로 국화 꽃바구니 2개가 배달됐다.

구광조 교사는 꽃바구니 2개를 들고 조용히들 시신을 인양한 2명의 학생 책상 위에 옮겨놨다. 말 한마디 없이 조용하고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학교는 일단 학생들에게 21일 일요일 오후 7시에 학교로 돌아오도록 전달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다음 주 예정된 방학기간 방과 후 수업 일정을 변경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공주교육지원청의 지원을 받아 심리전문가를 학교에 배치해 학생들의 정신적 충격을 최소화하는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구광조 교사는 "추이를 지켜보면서 학교 대강당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받았을 충격을 생각하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가슴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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