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에서 사설 해병캠프 훈련 도중 실종된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에 대한 수색작업이 당초 전망과 달리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해경이 헬기 4대와 경비함정 20여척, 잠수부 등 수색인원 800여명을 집중 투입해 사고 해역에서 '전방위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3명의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 당일인 18일 밤늦게까지 야간 수색작업을 벌인 해경이 19일 오전 실종자 5명 가운데 이준형 군 등 2명의 시신을 발견할 때만 해도 이날 중 수색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오전 밀물시간대 이후로 작업에 별다른 진척이 없자 남은 실종자 가족은 물론, 수색작업을 지켜보는 주민들도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의 다리가 부러질 정도'라는 이 일대의 세찬 물살을 고려할 때 실종자들이 이미 먼 바다로 떠밀려간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해경이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전날 사고 후 안면대교와 백사수로 등 2곳에 유자망을 설치했다고는 하지만 설치 시점이 너무 늦었다면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 않으냐는 관측이다.
반면, 이 일대 해류 흐름에 정통한 주민들과 해경 구조요원들은 실종자들이 아직 근해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물살이 거세고 빠르긴 하지만 천수만 쪽에서 흘러오는 해류와 안면도 방포해수욕장 쪽에서 흐르는 해류가 소용돌이치며 합수하는 사고 해역의 특성 탓에 과거 유사한 사고 당시 실종자들이 예상외로 먼바
다로 나가지 않은 사례를 자주 목격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한 구조요원은 "실종자들이 갯벌의 깊은 웅덩이인 '갯골'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해경이 이날 오후 쌍끌이 어선을 동원해 사고 해저를 저인망으로 훑어가며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저인망이 '갯골'에는 미치지 못하는 만큼 성과를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결국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실종자들의 시신은 하루 이틀 시일이 지나면서 수온이 더 올라가면 물 위로 떠오를 수 있으리라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고 있다.
태안해경의 한 관계자는 "가슴 졸이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해상과 공중, 해안가에서 사력을 다해 수색작업을 벌이는 만큼 곧 성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과 함께 해군도 함정 2척을 투입하고, 충남도교육청과 태안교육지원청 직원 80여명도 수색작업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