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서울 극장'은 개봉되지 않았다. 프로축구 K리그 챔피언 FC 서울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밀려 아시아 챔피언 등극에 실패했다.
서울은 9일 중국 광저우의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12분 엘케손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16분 데얀의 동점골이 터져 1-1로 비겼다.
결승 1차전에서 2-2로 비긴 서울은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둬 1, 2차전 합계 3-3으로 승부를 내지 못했지만 1차전 홈 경기에서 2골을 빼앗긴 탓에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우승 트로피를 광저우에 내줬다.
서울이 아쉽게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지만 K리그는 최근 5년 동안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세 차례 우승(2009년 포항 스틸러스, 2010년 성남 일화, 2012년 울산 현대)과 두 차례 준우승(2011년 전북 현대, 2013년 FC 서울)의 성과를 냈다.
아시아 정상에 오른 광저우는 우승 상금 150만 달러(약 16억원)를 챙겼고, 서울은 준우승 상금으로 75만 달러(약 8억원)를 받게 됐다.
광저우의 선제골을 도운 '브라질 골잡이' 무리퀴는 이번 대회에서 13골을 작성하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몬테네그로 특급' 데얀과 에스쿠데로를 공격의 최전방에 배치한 서울은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인 광저우의 공세를 힘겹게 넘겼다.
전반 12분 '1천만 달러의 사나이' 다리오 콘카의 패스를 받은 무리퀴가 페널티지역으로 쇄도하는 것을 몸싸움 끝에 겨우 막아낸 서울은 전반 15분 장린펑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에 이은 콘카의 땅볼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때려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울의 골문을 향해 공격 수위를 더욱 높인 광저우는 전반 20분 콘카의 중거리 슈팅이 서울의 오른쪽 골대를 살짝 벗어나더니 전반 23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시도한 엘케손의 강한 슈팅마저 몸을 날린 서울 골키퍼 김용대의 손끝에 막혀 무위에 그쳤다.
반면 광저우의 공세에 수비에 치중한 서울은 하대성과 고명진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골대를 훌쩍 넘어가며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한 채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다.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고요한 대신 윤일록을 투입하며 전술적 변화를 꾀했다.
데얀이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가운데 윤일록과 에스쿠데로가 좌우 날개로 포진해 광저우 수비벽 뚫기에 나섰지만 광저우의 공세는 후반에도 잦아들지 않았다.
서울은 후반 4분 콘카의 발끝에서 시작된 패스를 받은 무리퀴가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쇄도해 시도한 슈팅을 골키퍼 김용대가 다리로 겨우 막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광저우의 공세를 힘겹게 넘긴 서울은 후반 8분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하대성이 잡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칩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손끝에 걸려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선제골은 광저우의 몫으로 돌아갔다.
광저우는 후반 12분 역습 상황에서 무리퀴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쇄도하던 엘케손에게 대각선 패스를 보냈다. 볼을 받은 엘케손은 서울의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서울의 골문을 열었다.
서울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서울은 후반 16분 에스쿠데로의 패스를 받은 데얀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꽂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끝내 역전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