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프로축구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FC 서울의 막판 공세에 식은땀을 쏟았다고 털어놓았다.
리피 감독은 9일 중국 광저우 텐허 스타디움에서 막을 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뒤 이렇게 경기를 되돌아봤다.
리피 감독은 "초반에 우리가 계획한 대로 FC서울을 상대로 공세를 퍼부었으나 득점하지 못했다"며 "후반에 선제골을 넣었지만 바로 실점해 흔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점골을 맞은 뒤로 매우 위험한 시간이 이어졌지만 어쨌든 우리는 아시아 챔피언이 됐다"고 덧붙였다.
광저우는 이날 결승 2차전 홈 경기에서 1-1로 비겨 서울과 합계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결승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린 까닭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합계가 동점일 때 원정 때 다득점한 클럽을 우위로 판정한다.
리피 감독은 서울과의 두 차례 결승 맞대결에서 승리하지 못한 사실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16강, 8강, 4강에서 압도적 경기를 펼쳤고 그런 면을 볼 때 우리보다 더 챔피언 자격이 있는 구단은 없다"고 강조했다.
리피 감독은 연봉 160억원을 받고 광저우에 영입돼 올 시즌 중국 슈퍼리그에 이어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제패했다.
그는 1996년 이탈리아 유벤투스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모국 이탈리아에 우승을 선사하기도 했다.
리피 감독은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것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면 내가 내 삶이 참 운이 좋다"고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