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프로축구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은 FC서울 최용수 감독의 도전이 못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최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9일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에 1-1 무승부를 거두고도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1,2차전 합계에서도 3-3으로 비겼으나 홈 1차전에서 두 골을 내준 탓에 원정 다득점 원칙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광저우 사령탑은 세계적 명장으로 꼽히는 마르첼로 리피(이탈리아) 감독.
리피 감독은 1996년 이탈리아 유벤투스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모국 이탈리아에 우승을 안긴 지도자다.
중국의 부동산 재벌인 헝다그룹이 지난 시즌 리피 감독을 영입할 때 쏟아부은 연봉은 무려 160억원에 달한다.
경력에 차이가 있는 만큼 리피 감독과 최 감독의 연봉 차는 무려 157억여원에 달한다.
서울 구단에서 최용수 감독이 받는 연봉은 2억5천만원이다.
최 감독은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160억원의 벽을 넘겠다"고 공언했다.
젊은 사령탑으로서 도전 의지가 충만한 데다가 전술, 선수단 운영에서도 자신감을 축적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승전 상대는 서울에 다소 버거워 보이기도 했다.
광저우는 몸값 합계가 200억원을 훌쩍 넘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뒤 중국 국가대표로 호화스럽게 전열을 채웠다.
유럽의 명장 리피 감독을 영입해 전술적으로도 급성장, 올 시즌 전력이 아시아 수준을 초월하는 클럽으로 평가됐다.
최 감독은 결승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이끌며 2차전에 승부수를 던졌으나 끝내 광저우를 꺾지는 못했다.
우승 트로피가 광저우로 넘어가면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하겠다는 꿈도 물거품 됐다.
최 감독은 세계무대에서 FC서울의 국제 경쟁력을 증명하겠다는 계획을 아쉽게 내년 시즌 이후로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