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실각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이 전해진 3일 오후 외교·안보 당국에는 일순간 긴장감이 치솟았다.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 당국자들은 장성택 실각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 사태가 북한 내부 및 향후 남북 관계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는 데 주력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특별한 대책이나 회의가 필요한 사안은 아니지만, 차분한 가운데 북한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보당국은 장성택 실각이 군부와의 권력 다툼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군부의 입김이 세지면서 북한군의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방부는 북한군 주요 인사 중에 숙청된 인물이 있는지 촉각을 세웠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지만 사실 관계를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일각에서는 김정은 체제의 '2인자'로 불렸던 장성택의 갑작스러운 실각이 놀랍기는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바는 아니라는 반응도 나왔다.
한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이 장성택을 후견인으로 두고 과도기 체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평가했을 뿐 그가 2인자로 확고하다고 보진 않았다"면서 "언제라도 이렇게 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장성택의 김정은 수행 횟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52회로, 지난해(106회)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장성택은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68돌 경축 합동 공연을 마지막으로 김 제1위원장을 수행하는 모습이 사라졌고, 지난달 6일 일본 이노키 의원 일행을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자격으로 면담한 이후 공개활동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