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실각’ 이후 북한은…전문가 진단

입력 2013.12.03 (19:01)

수정 2013.12.04 (15:09)

국가정보원이 3일 제기한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 가능성이 사실이라면 북한 체제의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체제의 불안정을 가져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장 부위원장이 북한의 경제개혁 노선을 대변하는 인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그의 실각은 북한 체제의 보수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실제로 장성택 부위원장이 실각하고 그의 측근들이 처형됐다면 이는 북한 체제 내부 권력투쟁에서 장성택 세력이 패배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북한에서 크고 작은 권력투쟁이 잇달아 체제 불안정이 심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장 부위원장의 실각은 김정은 정권 권력 지형의 '격변'을 의미한다"며 "장 부위원장이 물러나면 김정은 체제의 안정감도 떨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체제가 불안정해지면 대외적 도발이 잦아지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외부에서 적을 찾으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교수는 "과거 사례를 돌이켜 볼 때 북한 체제가 불안해지면 대남 도발 빈도도 높아지고 남북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 내부적으로 보면 장성택 부위원장의 실각은 노선 갈등에서 개혁 세력의 패배를 의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장 부위원장이 북한의 변화를 모색하는 세력의 중심에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실각은 북한 개혁의 후퇴나 속도조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비롯해 이미 발표된 김정은 정권의 노선의 큰 틀은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김정은 정권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는 과거보다 강경한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성택 부위원장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정은 정권을 떠받치는 양대 축이었다는 점에서 장 부위원장의 실각은 최 총정치국장의 권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근식 교수는 "최 총정치국장이 장 부위원장과 손잡고 리영호 전 총참모장을 비롯한 군부 세력을 숙청한 데 이어 장 부위원장까지 몰아냈다면 최 총정치국장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가 북한의 권력을 장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장성택 부위원장의 측근들이 처형됐다고 하더라도 그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장용석 연구원은 "장 부위원장은 과거에도 실각 위기에 몰렸다가 권력의 중심으로 복귀한 인물"이라며 "한동안 '자숙' 기간을 가질 수 있지만 재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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