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작심한 듯 빠른 공을 뿌렸다.
직구뿐 아니라,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평소보다 빨랐다. 구종별 최고 구속이 나오자 느린 커브가 더 위력적으로 느껴졌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의 호투로 시즌 10승(5패) 고지를 밟았다.
이날은 다저스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다.
올스타 휴식기를 앞둔 류현진은 경기 초반부터 전력투구를 했다.
1회에 직구 구속을 시속 150㎞까지 끌어올렸고, 2회 르네 리베라의 타석에서는 153㎞까지 나왔다. 류현진이 던질 수 있는 최고 구속이다.
최근 류현진이 재미를 붙인 '빠른 슬라이더'도 위력을 더했다.
류현진은 이날 투구 수 92개 중 19개(20.6%)를 슬라이더로 채웠는데 15개가 시속 140㎞를 넘겼다.
2회초 야스마니 그랜달에게는 시속 145㎞의 슬라이더를 던지기도 했다.
미국 스포츠분석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의 슬라이더 최고 구속은 143㎞였다.
류현진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슬라이더 최고 구속을 더 늘렸다.
직구 수준의 구속에 우타자 기준으로 몸쪽, 좌타자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살짝 휘는 빠른 슬라이더는 류현진의 새로운 무기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류현진은 '주 무기' 체인지업의 구속도 끌어올렸다.
경기 전까지 올 시즌 류현진의 체인지업 최고 구속은 139㎞였다. 최근에는 체인지업이 상대에 공략당하면서 구사율을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은 최고 142㎞까지 나온 체인지업을 자신 있게 구사했다.
1회초 첫 타자 크리스 데노피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승부구가 142㎞ 체인지업이었다.
150㎞를 넘나드는 직구와 140㎞를 넘는 슬라이더·체인지업 등 빠른 공은 120㎞대 커브와 맞물려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냈다.
류현진은 이날 21개(22.8%)의 커브를 효과적으로 던졌다.
2회초 샌디에이고 4번타자 그랜달은 145㎞짜리 슬라이더에 놀랐고, 곧바로 날아온 시속 121㎞의 커브에 성급하게 배트를 휘두르다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4회초 체이스 헤들리는 121㎞짜리 느린 커브에 이어 143㎞의 빠른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배트를 늦게 내밀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빠른 변화구와 느린 변화구의 조합은 올 시즌 개인 첫 한 경기 두자릿수 탈삼진(10개) 기록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