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한 경기에서 투수와 포수로 호흡을 맞춘 '배터리'가 동반 만루홈런을 치는 진기록이 나왔다.
주인공은 미국 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선발투수 매디슨 범가너와 포수 버스터 포지.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홈구장인 AT&T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서 투수-포수 배터리를 이룬 이들은 5회와 6회에 잇달아 4점짜리 만루홈런을 날렸다.
이들의 활약으로 샌프란시스코는 상대인 애리조나를 8-4로 누르고 시즌 52승째(43패)를 거두며 시즌 전반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먼저 만루홈런을 친 선수는 포수 포지였다.
팀이 0-1로 뒤진 5회말 2사 만루 기회에 타석에 들어선 포지는 상대 선발투수 비달 누노의 시속 약 145㎞(90마일) 직구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8m의 홈런을 날렸다.
이 홈런으로 4점을 쓸어담은 샌프란시스코는 4-1로 역전, 활기를 되찾았다.
6회말에는 선발투수 범가너가 해결사로 나섰다. 범가너는 무사 만루에서 시속 약 158㎞(98마일)에 달하는 상대 투수 맷 스타이츠의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7m짜리 아치를 그렸다.
포지와 범가너 콤비가 올린 8점은 이날 샌프란시스코가 올린 점수의 전부였다. 이는 샌프란시스코가 지난달 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8-0로 이긴 이후로 가장 많이 낸 점수다.
범가너는 만루홈런을 친 직후인 7회초 투수로 돌아왔지만, 애리조나 타선에 좌전 안타, 홈런, 내야안타, 2루타 등을 잇달아 얻어맞으며 3점을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양팀이 추가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범가너는 이날 6⅓이닝 10피안타(1피홈런) 4실점(4자책) 5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10승(7패)째를 챙겼다. 타자로서의 성적은 3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이다.
범가너는 이날 시즌 두 번째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투수가 한 시즌에서 만루홈런을 두 번 기록한 것은 1966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토니 클로닝거 이후 처음이다.
범가너는 올 시즌 들어 타율 0.275(40타수 11안타), 3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며 타자로서의 재능도 한 껏 뽐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