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 매몰됐던 33명 광부들의 구조가 시작된 13일(현지시간) 인근 코피아포를 비롯한 칠레 전역은 69일 만에 세상에 나온 `영웅'들을 환영하는 열기로 가득찼다.
구조가 시작된지 15시간쯤 경과한 13일 오후 2시께 광부들이 속속 이송되고 있는 코피아포 시내 병원 앞에는 광부들을 기다리는 시민 100여 명이 취재진과 함께 진을 치고 있었다.
"영웅을 환영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힌 깃발을 흔들며 기다리던 시민들은 알렉스 베가와 호르헤 가예기요스 등 광부 다섯 명을 태운 앰뷸런스 두 대가 경찰의 호송을 받으며 들어오자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시민들은 경찰이 친 바리케이드 밖에서 광부들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기 위해 고개를 한껏 내밀며 "환영합니다", "축하합니다"라고 소리쳤다.
광부들을 환영하기 위해 점심시간을 이용해 나왔다는 시민 호르헤 바라 씨는 "승리를 이뤄낸 광부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들에게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광부들은 접근이 엄격하게 통제된 가운데 치료를 받고 있다.
코피아포 시내 아르마스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도 100여 명의 시민들이 나와 구조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은 구조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때마다 '치치치 레레레'를 연호하며 기쁨을 나눴다.
광장 근처에서는 광부들의 사진이 담긴 깃발과 광부들의 생존 메시지가 담긴 티셔츠, 칠레 국기 등을 파는 노점도 발빠르게 늘어섰다.
이날 코피아포 시내 학교는 학생들이 광부들의 구조장면을 집에서 끝까지 지켜볼 수 있도록 하루 동안 임시 휴교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한편 전날 밤새 TV를 통해 광부들의 구조 장면을 지켜본 칠레 전역의 시민들도 이날 하루 나머지 광부들의 귀환에 끝까지 이목을 집중하며 멀리서나마 응원과 환영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