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쾌유를 빌었습니다."
축구대표팀의 ’멀티플레이어’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중동 원정 2연전으로 치러지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5차전에 합류하지 못하게 된 기성용(셀틱)의 몫까지 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구자철은 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와슬 훈련장에서 진행된 대표팀의 오후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기성용이 합류하지 못하게 돼 안타깝다"며 "기성용을 대신해야 할 역할이 주어진 만큼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구자철은 월드컵 3차 예선 4차전인 UAE전 및 5차전인 레바논전에 섀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방 스리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기성용이 빠져서 더 잘해야 한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얻어야 하는 경기다. 승리가 꼭 필요하다"며 "팀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 초반에는 수비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며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려 공격과 수비에 안정을 주는 움직임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구자철은 "기성용이 한국으로 가기 전 통화했을 때만 해도 장난치는 줄 알았다"며 "많이 안 좋다고 진지하게 얘기해 쾌유를 빌어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성용이 빠지면서 곽태휘(울산)와 중앙 수비를 맡게 된 이정수(알 사드)는 "이번 중동 2연전은 최종예선 통과가 목표"라며 "일부에서 ’침대 축구’를 걱정하지만 대표팀 경기에서는 클럽팀과 달리 그런 장면이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른쪽 풀백으로 복귀한 차두리(셀틱) 역시 "수비를 안정시키고 후배를 잘 이끌어주는 게 선배의 역할"이라며 "최근 한국에서 치른 두 차례 경기의 내용이 좋지 않아 팬들이 아쉬워했을 텐데 이번에는 좋은 경기 내용으로 꼭 팬들을 즐겁게 해드리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