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캡틴' 박주영(아스널)이 A매치 4경기 연속골 사냥을 통해 한국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의 교두보 마련에 나선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9시45분 UAE 두바이의 알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UAE 대표팀을 상대로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4차전을 치른다.
이번 경기의 최고 관심거리는 단연 박주영의 A매치 골 행진이 계속 이어질지와 기성용(셀틱)의 대표팀 합류 불발에 따른 '홍정호(제주) 시프트'의 성공 가능성으로 집중된다.
여기에 대표팀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 자리를 놓고 펼치는 손흥민(함부르크)과 서정진(전북)의 치열한 주전 다툼도 볼거리로 떠올랐다.
◇'중동킬러' 박주영
박주영(A매치 56경기)은 중동 원정 2연전에 나선 22명의 태극전사 중에서 차두리(셀틱·A매치 63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A매치 경험이 많다.
또 박주영은 A매치 56경기에 나서 22골을 터트려 이번 중동 원정에 나선 태극전사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기록 중이다. A매치 경험은 물론 골에서도 현재 대표팀의 최고 에이스로 손꼽힌다.
공교롭게도 박주영은 22골 중에서 10골을 중동팀을 상대로 뽑아냈다. 월드컵 예선에서 중동팀을 많이 상대할 수밖에 없지만 그만큼 골에 대한 집중력도 빛났다는 증거다.
특히 박주영은 UAE를 상대로만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최근 대표팀이 치른 4경기에 출전해 7골을 작렬했다.
지난달 폴란드와의 평가전이 교체선수가 많이 A매치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박주영은 A매치로만 따지면 3경기 연속골(5골)을 넣었다.
만약 박주영이 이번 UAE전에서 골 맛을 본다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UAE를 상대로 3경기 연속골을 넣은 기쁨과 함께 개인적으로 A매치 4경기 연속골까지 기록하는 겹경사를 맞는다.
◇홍정호의 변신 '관심집중'
UAE전을 앞둔 조 감독의 또 다른 승부수는 '홍정호 시프트'다.
조 감독은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로 최근 10여일 동안 훈련을 하지 못한 기성용(셀틱)을 과감하게 중동 원정에서 빼는 결단을 내리면서 중앙 수비수인 홍정호를 기성용의 자리인 수비형 미드필더에 내세우는 전술을 선택했다.
조 감독은 UAE가 중앙 공격을 많이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수비안정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수비력이 좋고 패스 능력까지 갖춘 홍정호를 끌어올려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기는 게 적합하다고 결정했다.
홍정호의 빈자리는 베테랑 수비수인 이정수(알 사드)-곽태휘(울산) 듀오에게 맡기기로 했다.
지난 9일 훈련부터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뛴 홍정호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자리라서 힘들다"며 "필요 없는 움직임이 많아서 동료까지 힘들게 하는 것 같지만 곧 적응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서정진-손흥민 '이청용 대체자는 누구?'
이청용(볼턴)의 정강이뼈 골절로 공백이 생긴 오른쪽 측면 날개 자리를 놓고 펼쳐지는 서정진과 손흥민의 주전 경쟁도 긴장감이 흐른다.
조 감독도 "서정진과 손흥민 모두 컨디션이 좋아 누구를 먼저 내보내야 할지 아직 고민스럽다"고 말할 정도로 박빙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상승세만 따지면 서정진이 한 발짝 앞선다.
서정진은 지난달 7일 폴란드 평가전에서 박주영이 터트린 2골을 모두 도왔고, 곧바로 이어진 UAE와의 월드컵 3차 예선 3차전에서도 절묘한 패스로 박주영의 선제골을 도왔다.
서정진은 최근 2경기에서 3도움을 작성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대표팀의 주요 득점 루트로 떠올라 조 감독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이에 맞서는 손흥민은 UAE와의 3차 예선 3차전이 끝나고 나서 아버지 손웅정 씨가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출전시간을 놓고 따지는 초유의 사건으로 마음고생을 했지만 조 감독의 신뢰 속에 심리적 안정을 되찾았다.
손흥민은 지난달 17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시즌 3호골을 터트리며 골 감각을 되살렸고, 이후 꾸준히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