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이슈] 이번 비행 ‘고도·속도’ 정상 착륙과 달랐다

입력 2013.07.08 (21:11)

수정 2013.07.08 (21:59)

<기자 멘트>

수면 위에 바짝 붙어 활주로 위로 날아오는 사고기. 보기에도 아찔한 저고도 비행인데요.

사고기는 이렇게 위험한 착륙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요.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위해 공항엔 크게 두 가지 시스템이 작동됩니다.

먼저 엠 쏘우라 불리는 최저안전고도 경보장치, 그리고 활주로에 설치된 글라이드 슬로프입니다.

엠 쏘우는 공항에 진입하는 비행기 고도가 기준 값보다 낮아지면 경보를 울리게 돼죠.

지난 1997년 괌 추락사고가 바로 엠 쏘우의 고장 탓이었습니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엠 쏘우는 울리지 않았습니다.

비행기가 적절한 각도로 활주로에 들어오도록 도와주는 '글라이드 슬로프'

사고 당시 글라이드 슬로프는 공항 공사 관계로 꺼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전에 이미 항공사들에게는 공지된 사실입니다.

이럴 경우 조종사는 GPS와 활주로 지시등 등 다른 비행 장치의 도움을 받아 수동 착륙하게 되는데요.

겹겹의 안전 장치에도 불구하고, 사고기는 위험천만한 착륙으로 결국 사고를 냈습니다. 정상적인 착륙과는 무엇이 달랐을까요.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상적인 착륙 상황입니다.

활주로를 향해, 일정하게 고도를 줄여 갑니다.

이때 여객기의 궤적은 착륙지점을 기준으로 활주로와 일정한 각도를 유지합니다.

사고 여객기도 각도는 유지하지만, 진입 고도 자체가 너무 낮습니다.

이렇다보니 바다에서 불과 30미터 높이로 접근했고, 결국 방파제에 부딪혔습니다.

전세계 항공기의 운항 기록이 담긴 사이트입니다.

사고 하루 전 착륙한 아시아나의 같은 기종 다른 여객기는 도착 4분 전 쯤, 9백미터 높이에서 서서히 고도를 낮춘반면, 사고 여객기는 천 3백미터 높이에서 급격히 고도를 낮춘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착륙을 준비하면서부터 고도 조절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속도 조절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도를 낮추는 상황에선 다른 여객기들보다 속도가 빨랐지만, 착륙 직전엔 시속 100킬로미터 가까이 더 느렸습니다.

다른 여객기들이 일정하게 속도를 줄인 반면, 착륙 직전에 속도가 확 줄었다는 얘깁니다.

저고도에다 급박한 속도조절까지 착륙상황과 마찬가지로 사고 여객기의 운항 궤적도 정상적이지 않았습니다.

<기자 멘트>

이렇게 비정상적인 착륙 과정중에 비행기와 조종사는 과연 어떤 상황을까요?

사고 당시, 공항의 착륙 유도시설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이 경우, 조종사는 이른바 시계 비행으로 착륙해야 하죠.

조종사는 먼저 고도를 결정하는 기압 등 관제탑이 제공하는 운항 정보를 참고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기내에 설치된 위성 항법 장치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했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종사는 불과 7초전 에야 충돌 가능성을 알았습니다.

먼저 기체 결함 가능성입니다.

기내의 항법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관제탑에서 잘못된 운항 정보를 제공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해당 기종 조종 경험이 9차례, 비행 시간이 43시간에 불과한 조종사의 조종 미숙도 사고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런 여러 의문들은 블랙박스 정밀 분석이 끝나야만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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