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 탈보트(32·한화 이글스)가 한화의 지독한 외국인 선발 투수 불운을 끊어낼 기세다.
탈보트는 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5실점하며 시즌 8승(4패)째를 거뒀다.
타선이 대량 득점을 성공한 뒤 집중력을 잃어 실점이 늘어났다. 하지만 탈보트는 3회까지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KIA 타선의 기를 눌렀다. 한화는 14-7으로 완승했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돈 상황, 탈보트의 승리 시계는 무척 빨리 돌고 있다.
역대 한화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가장 빠른 속도다.
탈보트는 8승을 올려 2001년 브랜든 리스(7승 7패), 2013년 데니 바티스타(7승 7패)를 제치고 역대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챙겼다.
한화 외국인 투수 역대 최다승도 가시권이다.
세드릭 바워스는 2007년 한화에서 11승 13패로, 한화 외국인 투수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탈보트는 전반기에 두 차례 더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2경기 모두 승리하면 한화 투수 중 유일하게 10승을 채우고 전반기를 끝내는 '기록'을 세운다.
한화는 그동안 외국인 타자 영입으로 재미를 봤으나 투수 쪽에서는 실망스런 결과가 자주 나왔다. 브래드 토마스, 바티스타 등 외국인 투수에게 마무리를 맡긴 적도 있어 '10승 투수 탄생'이 더 힘겨웠다.
올해는 탈보트가 악연의 고리를 끊어내고 있다.
사실 탈보트도 시즌 초반에는 고전했다. 탈보트는 5월 10일까지 1승 3패 평균자책점 9.20으로 부진했고, 2군행을 통보받았다.
5월 21일 1군으로 복귀한 탈보트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이후 탈보트는 8경기에서 7승 1패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했다.
시즌 초 왼 어깨가 일찍 열리는 습관을 고쳤고, 직구·체인지업 중심의 단조로운 투구 패턴도 커브 구사율을 높이면서 다양화했다.
시즌 중 택한 작은 변화가 팀의 오래된 외국인 선발 투수와의 악연마저 끊었다.
탈보트가 등판하는 날, 한화는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안고 경기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