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과정, 사교클럽으로 변질?

입력 2007.08.2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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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벌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연속기획, 오늘은, 인맥을 쌓는 수단으로 변질돼버린 대학 '최고위 과정'의 부작용을 짚어봅니다.

박중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대학 졸업식. 학위를 받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날입니다.

이들에게 학력의 의미를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석사 학위 취득자 : "학력이 곧 개인의 능력을 보는 객관적인 잣대와 가장 평가할 수 있는 외적인 잣대가 된다고 보고 있거든요. 사회에서도 그렇게 인정을 하고 있고요."

<인터뷰> 박사 학위 취득자 : "학력 역시 사람의 됨됨이나 전체 인생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4,50대 장년층에게도 보다나은 학연을 만들고 싶은 욕망은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대기업 간부(최고위 과정 수료) : "뭘 배운다기보다는 자기 경력 관리도 하고 인맥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 가는 거죠."

최근 몇 년 새 이른바 대학의 '최고위 과정'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이런 수요를 노린 것입니다.

<인터뷰> 대학 최고위 과정 담당자 : "오실 만큼은 오세요. 전문직도 오시고 중소기업 대표님도 오시고요. 자영업자도 많이 오세요."

문제는 최고위과정의 상당수가 소양을 익히고 견문을 넓힌다는 원래 목적보다는 인맥과 학맥을 쌓기 위한 또 다른 사교 장소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강료만 수백만 원이 넘는다는 한 대학의 최고위과정 강의계획섭니다.

해외연수와 와인특강이 눈에 띕니다.

일부 대학은 입학지원서 항목에 골프 실력을 기재하는 난을 두기도 합니다.

<인터뷰> 기업 임원(최고위 과정 수료) "서로 밤에 명함 교환하고, 끝나고 뒤풀이도 하고 주말에는 골프도 하러 나가고..."

문제가 드러나자, 최근 최고위 과정 입학을 금지한 기업도 있습니다.

<인터뷰> 대기업 인사팀 담당 "회사에서 비용을 들여 보냈는데 거기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로비와 청탁, 민원 등 잡음이 계속돼서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은 것으로 판단돼서 중지시켰습니다."

대학가에서도 역기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희연(성공회대 사회학교수) : "네트워크에 들어있는 사람들의 특혜와 경제적 이해관계를 서로 공유하는 등 사회가 병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난 1960년대 공개강좌 형태로 시작된 대학의 최고위 과정, 현재 확인된 것만 80여 개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언제부터인가 폐쇄적인 사교클럽으로 변질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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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위 과정, 사교클럽으로 변질?
    • 입력 2007-08-25 21:04:45
    뉴스 9
<앵커 멘트> 학벌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연속기획, 오늘은, 인맥을 쌓는 수단으로 변질돼버린 대학 '최고위 과정'의 부작용을 짚어봅니다. 박중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대학 졸업식. 학위를 받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날입니다. 이들에게 학력의 의미를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석사 학위 취득자 : "학력이 곧 개인의 능력을 보는 객관적인 잣대와 가장 평가할 수 있는 외적인 잣대가 된다고 보고 있거든요. 사회에서도 그렇게 인정을 하고 있고요." <인터뷰> 박사 학위 취득자 : "학력 역시 사람의 됨됨이나 전체 인생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4,50대 장년층에게도 보다나은 학연을 만들고 싶은 욕망은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대기업 간부(최고위 과정 수료) : "뭘 배운다기보다는 자기 경력 관리도 하고 인맥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 가는 거죠." 최근 몇 년 새 이른바 대학의 '최고위 과정'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이런 수요를 노린 것입니다. <인터뷰> 대학 최고위 과정 담당자 : "오실 만큼은 오세요. 전문직도 오시고 중소기업 대표님도 오시고요. 자영업자도 많이 오세요." 문제는 최고위과정의 상당수가 소양을 익히고 견문을 넓힌다는 원래 목적보다는 인맥과 학맥을 쌓기 위한 또 다른 사교 장소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강료만 수백만 원이 넘는다는 한 대학의 최고위과정 강의계획섭니다. 해외연수와 와인특강이 눈에 띕니다. 일부 대학은 입학지원서 항목에 골프 실력을 기재하는 난을 두기도 합니다. <인터뷰> 기업 임원(최고위 과정 수료) "서로 밤에 명함 교환하고, 끝나고 뒤풀이도 하고 주말에는 골프도 하러 나가고..." 문제가 드러나자, 최근 최고위 과정 입학을 금지한 기업도 있습니다. <인터뷰> 대기업 인사팀 담당 "회사에서 비용을 들여 보냈는데 거기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로비와 청탁, 민원 등 잡음이 계속돼서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은 것으로 판단돼서 중지시켰습니다." 대학가에서도 역기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희연(성공회대 사회학교수) : "네트워크에 들어있는 사람들의 특혜와 경제적 이해관계를 서로 공유하는 등 사회가 병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난 1960년대 공개강좌 형태로 시작된 대학의 최고위 과정, 현재 확인된 것만 80여 개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언제부터인가 폐쇄적인 사교클럽으로 변질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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